정부는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비상진료대책으로 거액의 재정을 투입하면서 '버티기' 태세에 돌입했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27)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정부는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비상진료대책으로 거액의 재정을 투입하면서 '버티기' 태세에 돌입했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27)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의대 증원 정책에 전국 40개 의과대학이 3401명을 증원해달라고 신청해 정부의 목표를 크게 상회하는 결과를 얻은 가운데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비상진료대책으로 거액의 재정을 투입하면서 '버티기' 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6일 오후 3시 국무회의를 열고 의료공백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예비비 1285억원 편성 방안을 의결했다. 이 중 1254억원은 복지부, 31억원은 국가보훈부에 편성한다.

정부는 이번 예비비를 통해 의료 인력 야간·휴일 비상당직에 대한 인건비, 공보의 등 파견, 전공의 공백을 대체하기 위한 의료 인력 채용 한시 지원, 병원간 환자 이송, 구급차 이용료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오늘(6일) 국무회의에서 비상진료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필수진료를 위한 의료인력 투입, 의료진의 헌신에 대한 보상, 환자 상태에 맞는 전원과 치료를 위해 예비비 1285억 원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현장의 의료진을 보호하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복귀 시한인 2월29일 이후에도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의 복귀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4일 기준, 100대 수련병원의 신규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1~4년차 9970명 중 90.1%인 8983명은 병원을 떠난 상태다.

정부는 지난 5일부터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7800여 명을 상대로 순차적으로 의사면허 3개월 정지 처분을 시작했다. 행정력 한계로 면허정지 처분 절차는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사전통지 이후에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최소 10일 이상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해야 하며, 이후 처분이 확정된다.

정부는 지역의료원과 보건소, 군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의 업무시간을 연장하고, 수련병원 등에 공보의과 군의관,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를 활용하는 등의 비상진료대책을 시행 중이다.

정부는 장기전에 대비해 전공의 공백을 메울 의료진에 대한 보상과 대체인력 채용, 공공병원 운영 연장 비용 등에 소요되는 재정 예비비 편성에 들어갔고,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금액이 1285억원으로 확정된 것이다.

복지부는 예비비가 지급될 의료기관에 미리 공문을 보내 재정 사용 가능한 항목을 미리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지난 4일 응급환자의 효율적인 이송과 전원을 위해 정부는 이날부터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4개 권역을 담당하는 긴급대응 응급의료상황실을 운영했다. 국립중앙의료원에는 응급환자 전원을 총괄 조율할 컨트롤타워로 긴급상황실을 설치했다.

다만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과 의대 증원 절차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임의 이탈, 의대 교수 사직 등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인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전임의 중 절반 가량이 근무하지 않는 상황이다. 경북대, 충북대, 강원대 의대 교수들은 최근 잇따라 사직 의사를 밝히거나 삭발을 감행했다.

건국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수련의와 전공의에 대한 협박과 처벌이 지속돼 그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수 없다면 교수직 수행의 의미와 명분이 없기 때문에 제자들을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면서 "환자들의 곁을 끝까지 지킬 것이나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한계에 부딪치면 심각한 파국에 이를 것이고, 이는 무리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들 역시 사태가 장기화되면 집단 유급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에 대한 교육부의 조치가 없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2차관은 "교수님들께서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비상진료체계는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을 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로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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