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보다 자부심 채워준 봉사…나라와 수원시민을 위해 계속하겠습니다”

이승우 한국실버경찰봉사대 수원특례시 지회장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이승우 한국실버경찰봉사대 수원특례시 지회장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자원봉사자에겐 많은 긍정적인 변화들이 생겨난다는 미국 심리학회 연구결과가 있다. 자존감을 높여주고 우울증 감소효과가 있어 늘 밝은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실버경찰봉사대 이승우 수원시지회장이 바로 그런 모습이다. 경찰 마크가 새겨진 제복이 다소 딱딱한 옷차림이지만 이 지회장의 첫인상은 참으로 너그럽고 인자해 보인다.

비영리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실버경찰봉사대는 지난 2014년 11월, 급속한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지역공동체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자 설립됐다. 총 6개 광역시지부 및 35개 시‧군‧구 지회에 3,040명의 출범 실적을 갖고 있다. 수원시지회는 현재 33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 지난 10여 년간 회원활동을 거쳐, 2019년 2월부터 수원실버경찰봉사대 중책을 맡아온 이승우 지회장은 수원실버경찰봉사대 발족 창립멤버다.

그는 자원봉사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인 자발성과 지속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누구의 명령이나 체면에 의해 마지못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즉각 행동으로 옮기는 그의 진면목을 보면 알 수 있다. 생업으로 한일음향시스템 사업을 하고 있지만 봉사가 필요한 현장부터 먼저 달려가는 그의 적극성이 그걸 증명한다.

자나 깨나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막중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으로 활발한 봉사활동을 해온 실버경찰봉사대 수원시 이승우 지회장을 직접 만나봤다.

어린이·어르신의 교통사고 예방, 생명 존중 문화운동에 앞장.…

진정한 봉사의 의미는 ‘나누면 더 커지는 행복’입니다

▲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57년생으로 수원 교동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서울 농대 관리를 하는 분이셨고 어머니는 평범한 주부로 사셨습니다. 매산초와 북중학교, 안양공고를 다녔고 세종대에서 재난안전, 교통, 보건, 구조 등을 전공했습니다. 자녀는 1남 1녀로 아들은 결혼을 했고 딸은 미혼으로 지방에 살고 있습니다. 처음 직장은 LG에서 5년간 근무했는데 한국연예예술인협회와 인연이 돼서 ‘한일음향시스템’ 사업을 시작했지요. 30년 정도 했으니 수입은 한동안 잘 벌었으나 요즘은 어려운 상태입니다. 봉사를 하려면 소득이 안정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네요. 행사를 많이 할 땐 기부금도 내곤 했는데 요즘은 그게 좀 힘듭니다. 그래도 사업자등록증은 살려두고 있는데 이유는 아직도 가끔은 음향관련 문의가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 수원특례시 지회장을 맡게 된 계기는

임수복 중앙회장님이 한국실버경찰봉사대를 창립하면서 제가 이사로 활동하게 되었죠. 수석위원장을 하면서 2019년 초에 수원시민 안전 봉사 차원의 임무로 수원시지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그 당시 제가 회원들을 더 모집해서 실버경찰봉사대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초대 지회장은 윤주문 님이신데 그분이 3∼4개월 하셨고 2대는 제가 임시로 맡았다가 정식 지회장으로 임명장을 받게 된 것입니다.

▲ 수원실버경찰봉사대의 현안사항은

제가 안전관리와 생명존중, 재난 자격증을 땄기 때문에 관련된 교육을 몇 번이고 해보려고 했는데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모이기가 어려워 시행을 제대로 못했습니다. 좀 더 활력적인 봉사대로 발전시키기 위해 저와 대원들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안전을 주업무로 하다 보니 다소 위험하기도 하고 고생스럽기도 합니다. 게다가 다들 바쁘다 보니 회원들 33명이 다 나오기가 힘듭니다. 많이 나오면 20명에서 28명 정도인데 식비조차 지원이 안 되니 이 또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이런저런 사유로 봉사대 인원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 수원실버경찰봉사대는 어떤 일을 하는지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생활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주민 안전의식 제고와 교통안전 문화 저변 확산을 위한 봉사활등, 생명존중 문화 분위기 조성으로 노인자살예방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죠. 대한민국이 자살률 세계1위라고 하는데 노인들의 극단적 선택이 정말 심각합니다. 그래서 내무부에서 그런 극단 행동 예방에 신경을 많이 쓰라는 교육도 받습니다. 어린이와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실버세대가 협력하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아동청소년 등하교길엔 교통질서 계도, 학교폭력 조절 예방 등도 주업무입니다. 공연행사장 안전과 질서 유지, 수원성곽 환경정화와 산불조심캠페인, 관광객 안내 등 재난과 안전을 필요로 하는 일에도 봉사대가 필요하지요.

이 일을 하다 보니 길을 지나다가도 아이가 옷을 허름하게 입었다거나 양말을 안 신었다든지 그런 아이들이 눈에 띕니다. 저녁에 배회하는 아이들도 눈여겨보고 있다가 신고를 해줍니다. 관공서와 MOU를 맺고 있어서 바로 조치가 가능합니다.

이웃돕기 차원에서 화서동에 있는 동광원아이들에게 먹거리와 운동화, 생필품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방역활동과 문화재 청소도 하는데 문화재를 닦을 땐 약품을 쓰면 안 되고 물로만 합니다. 이유는 약품을 쓰면 재질이 훼손되기 때문입니다. 정조대왕동상의 거미줄도 제거하고,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못 버리게 계도하는 일 등 봉사대 업무가 다양하지요.

한편, 실버세대들의 소일거리 제공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가 있을 때 안전관리를 해주면 대원들에게 수당이 직접 지급되는데 일주일에 3-4회 정도 일을 합니다. 적은 수입이지만 대원들은 그 돈을 받아 행사할 때 찬조금으로 내기도 합니다.

▲ 수원실버경찰봉사대 회원자격은

직장은퇴자 또는 60세 이상의 남녀 실버세대로 구성돼 있습니다. 4대범죄(살인, 강도, 절도, 폭력) 전과가 없고 투철한 봉사정신을 겸비한 분이면 됩니다. 행안부에서 회비를 못 걷게 돼 있어서 회비는 없구요. 밥을 먹어도 자비로 내고 주변환경이 열악하지만 봉사하며 살겠다는 마음을 가진 분이면 됩니다.

초창기엔 회원이 120명이었는데 현재는 33명이 정회원입니다. 하지만 이곳의 회원님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만두지 못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거죠. 탈퇴를 하면 제복을 반납해야 하는데 손주들에게 자랑거리 하나가 없어지기 때문이죠.

▲ 봉사현장에서 보람을 느낀 때는

경기도청에서 벚꽃축제를 할 때 질서유지와 안내, 미아찾기, 분실물 찾아주기 등의 일을 했는데 김동연 도지사님이 우리를 보더니 봉사대에 관심을 가져준 점입니다. 기념 촬영을 해주시는 영광도 얻었지요.

실버경찰봉사대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점에서 일반 봉사단체와 다릅니다. 봉사현장에 나가면 많은 시민들이 격려해주고, 각 신문사에서 저희 봉사단체 활동을 게재해주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 임기 중에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은

우리가 학교에 다닐 때는 운동장에 들어서면 행진곡이나 새마을노래가 나왔는데 자금은 그런 활력을 주는 노래들이 나오지 않습니다. 학교 앞 교통안내를 하는데 등교하는 아이들이 기운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이 등교시 등 음악이 나오는 학교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임태희 교육감님께 건의하고 싶습니다.

▲ 수원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경기도에는 31개 시·군 중 29군데의 경찰봉사대가 있는데 수원이 수부도시인데도 지원이 아예 없습니다. 시에서 5천만원 지원을 받은 적이 한 번 있는데 경찰행사복, 현장봉사 기재 등을 장만하는 데 쓰였습니다. 그 이후엔 4년에 한 번씩 춘추복과 방한복을 행안부에서 제공받고 있습니다. 33명의 제복과 모자, 조끼, 경찰마크, 태극기마크, 허리띠, 구두 등이죠.

제복도 제복이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우리 단체에 시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사무실로 쓰려고 컨테이너하우스를 두 개 구입해놨는데 그걸 놔둘 곳이 없습니다. 다른 시는 복지관이나 하우스를 쓰게끔 해주시는데 수원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수원에 복지관이나 공간 빈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거기에 컨테이너하우스를 설치할 장소를 마련해 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매송면에 놔둔 컨테이너하우스를 수원 쪽에 갖다 놓아야 원활한 활동이 이뤄집니다. 저희가 맘편히 활동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바라는 점입니다.

또 한 가지 추가하자면 수원시에서 안내, 안전 등에 관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 주면 시민들을 위한 봉사의 기회가 많아질 거라고 봅니다. 저희는 제복을 입고 활동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든든해합니다. 아마도 수원시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경찰봉사대까지 동원시켰다는 데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될 것입니다.

덧붙여 바라는 점은 사기진작 차원에서 공적서를 올리면 대원들에게 시장상, 도지사상, 의장상, 국회의원상 등을 시상해주면 좋겠습니다.

▲ 수원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실버경찰봉사대 중앙회장님은 수원 발전을 많은 공로를 하신 분입니다. 임수복 회장님은 경기도지사 대행 시절, 수원월드컵경기장 건립 당시 이병철 회장님에게 말씀드려 20억을 기부받아 경기장건설에 일조하셨지요. 이외에도 수원역 발전, 광교신도시, 교통문제 해결, 문화재예산확보에 힘써온 중앙회장님을 기억해 주십시오. 중앙회장님의 그러한 노고가 있었기에 저희 수원실버경찰봉사대가 설립됐으니까요.

그리고 항상 회원을 모집하고 있으니까 많이들 오셔서 나라와 국민를 위해 봉사해주세요. 수원실버경찰봉사대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 좌우명은

학사, 석사를 받은 분들은 좌우명이 있겠지만 저는 오로지 국민과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것입니다. 집안 내력이 국가유공자가 몇 명 있어서 그런 영향을 더 받은 듯 합니다.

저작권자 © 새수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