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은 ‘민들레 학교’ 비즈 강의가 있어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구운 중학교 앞 버스 정류소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학생들이 하교 시간이라 몰려나오고 있다. 아이들 틈에 한 남학생이 담 밑으로 고개를 숙이며 혼자 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이 보았는데 학생이 비닐봉지에 무엇을 넣고 있었다.

그 학생을 불러 물어보니 매일 집에 갈 때는 재미있어서 줍고 간다고 한다. 너무 신기한 보석을 발견한 것 같아 무언가는 작은 보상이라도 하고 싶어 마침 오늘 수업한 핸드폰 고리를 주었다.

“이거 할머니가 만든 핸드폰 걸이야 받아. 학생이 너무 착해서 주는 거야.”

의외라는 듯 머뭇거리더니 “감사합니다.” 받고 씽긋 웃으며 여전히 쓰레기를 주우며 가고 있다. 거리에서 보석을 발견한 것 같이 마음이 흐뭇하여 멀어지는 학생을 바라보았다. 버스에서 내려 집까지 먼 거리도 아닌데 걷기가 힘들어 쉬었다 가려고 아파트 입구 의자에 앉았다. 나뭇길 사이로 젊은 부부와 다섯 살 정도 되는 남자아이가 오고 있었다. 그런데 아빠와 남자아이 손에 집게가 쥐어져 있고, 엄마는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깡총깡총 재미있다는 듯이 뛰어다니며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부모들은 아이가 신통한 듯 쓰레기를 주워올 때마다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다. 아직 중학생 아이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라지지 않았는데 또 이 가족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저 예쁜 아이에게 무언가 보상을 주고 칭찬을 하고 싶었다. 마침 가방에 핸드폰 걸이가 몇 개 있었다. 그것 말고도 내 가방 속에는 나누어 줄 선물을 늘 넣고 다닌다. 나는 그 예쁜 아이와 부모에게 핸드폰 걸이를 선물로 주었다.

“이거 할머니가 만든 거야. 우리 아기 착한 일 해서 선물로 주는 거야. 엄마 아빠도 드릴게요.”

두 부부는 의외의 선물에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쓰레기를 주우며 돌아가는 뒷모습에 축복이라도 하듯 고운 햇살이 곱게 비추고 있다. 저런 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아이는 꼭 우리나라의 필요한 기둥이 될 거야. 며칠 전 한국 행양과학전문가인 제자가 울릉도와 독도의 가치에 대한 강연을 한 시간 동안 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오늘날 남북한, 진보 보수, 좌우익하면서 그야말로 둘로 쪼개져있는데 독도(영유권)에 관한 한 누구도 이견을 가질 수 없다. 한국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독도를 중심으로 민족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만일 독도를 일본에 뺏기면 일본은 독도에서부터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할 것이고, 우리는 동해 연안만 다닐 수밖에 없게 되어 동해 전체를 잃게 된다. 죽을 때까지 울릉도와 독도 수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라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무언가 신선한 청량음료를 마시는 기분이 들었다. 어려서 이렇게 반듯하게 자라는 우리 아이들이라면 ‘임 대장’ 같이 나라를 위해 몸 바쳐 일하는 애국자요, 보배로 자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기이하고 행복한 하루였다. 나뭇가지에 단풍이 들며 겨울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도 이 나라 곳곳에서 바르게 자라는 젊은이들이 있는 한 우리나라는 아름답게 지켜질 것이라 믿는다.


약력 및 사진

- 인천사범, 경기신학교 졸업. 초등 교사역임

- 새교실 수필 3회 추천 완료. 신인상.(1980), 「문예 한국」수필 추천 등단(1982)

「문학과 비평」 단편소설 등단(2019)

- 수필집 ‘행복을 꿰는 여자’ ‘맑은 눈망울 속에 비추인 세상’외 공저 다수

- 새교실 신인상(1980) 문예한국 신인상(1982). 자랑스런 문학인상(1990) 버스정류장 감사장(2014.) 경기한국 수필가협회 작품상(1989), 본상(1993). 경기여류문학상(2010).경기예술가인상(2017.1.21). 백봉 문학상(2017.12)

- 한국 수필가협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 경기여류문학회 고문. 문학과 비평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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