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여파로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서울뉴스통신]
전세사기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여파로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서울뉴스통신]

전세사기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여파로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파트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전국 주택 전세거래 총액에서 비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밑돌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직방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주택 유형별 전국 전세거래 총액은 아파트가 181조5000억원, 비아파트(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오피스텔)는 4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율로는 아파트 80.4%, 비아파트 19.6%로 양극화가 심한 상황이다.

비아파트 비중이 20% 아래로 급감한 것은 지난 2011년 주택 임대 실거래가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권역별 주택 전세거래총액은 수도권 178조4000억원, 지방 47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비중은 수도권이 79%, 지방이 21%로, 지방 주택전세거래총액 비중은 지난해 22.2%에 비해 1.2%p(포인트) 낮아졌다. 2014년 20.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방의 비아파트 전세거래총액 비중은 2.5%, 수도권은 17.1%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반면 수도권 아파트 비중은 61.9%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지역별·주택유형별 전세시장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빌라에서 빠져나간 주택 임대 수요는 아파트 전세나 월세로 선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의 중소형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9% 상승했다고 밝혔다.지역별로 성동구(0.53%)는 행당·하왕십리동 위주로, 강북구(0.26%)는 미아·번동 주요단지 위주로, 용산구(0.24%)는 이촌·도원동 위주로, 노원구(0.24%)는 중계·상계동 주요 단지 위주로, 광진구(0.22%)는 자양·광장동 위주로 상승했다.

또 영등포구(0.27%)는 정주여건 양호한 신길·당산동 위주로, 송파구(0.27%)는 문정·오금동 구축 위주로, 양천구(0.24%)는 신월·신정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동작구(0.20%)는 사당·노량진동 위주로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주요지역 선호단지 내 거래는 주춤한 가운데, 정주여건 양호한 단지나 상대적으로 저가 인식 있는 중소형 규모 및 구축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빌라 전세를 기피하는 주택 임대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소형 구축 아파트로 향하면서 소형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빌라 전셋값은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전달 대비 0.55%,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7% 올랐다. 반면 다세대주택 등 빌라를 의미하는 연립주택 전셋값은 전국이 0.03% 상승, 서울은 0.01% 하락했다.

빌라 전세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빌라 전세 거래량은 5만367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 감소했다. 전세사기 여파에 월세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면서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율은 2020년 70.7%에서 올해 53.2%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빌라 기피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전세사기 여파가 계속되면서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당분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구축 소형 아파트의 임대 수요가 증가하고, 비아파트에서 월세를 선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새수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