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

화성의 성곽 따라

군락을 이루면서

무심한 세월 지나

담담히 마주 서며

한세상 잠시 살다 간

시인들의 이야기꽃

은회색 머금고서

바람에 서걱인다

시 한 줄 풀어내고

다시금 일어서고

바람결 행간을 읽는

시인들의 비망록


시평(詩評)

시인의 정신은 무엇으로부터 나오는가? 가끔 주위의 시인들에게 가슴으로 묻고 싶다. 시인들을 매료시키는 시의 정신은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스럽기 때문이다. 시인들은 시의 세계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눈물을 흘리고 춤을 추고 행복해한다. 서기석 시인도 그렇다. 차분히 내면의 세계에서 시 창작에 몰두하는 그를 보면 옛 선비가 고즈넉한 정자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시혼을 불러 시를 읊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의 시는 정갈하면서도 담백하고 맛깔진 정서가 담뿍 들어 있다.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자기가 쓴 시를 탐색하고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화전이나 시를 모아 놓은 어느 장소에서 시인들의 마음을 탐색해 보는 것도 중요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에 서기석 시인은 「억새꽃」을 시제로 시인의 마음을 들춰내려 한 것이라고 본다. 바람결 행간마저도 읽어내는 시인들의 비망록을 꺼내어 보면 시작에 도움 될 것이 분명하기에. 시인의 길이여! 시인의 글밭이여! 우리도 함께 그 속으로 탐닉 되러 떠나가 보자.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서기석 시인
서기석 시인

  약력

충남 공주 출생

계간 「문예춘추」 시 등단 (2016)

계간 「시조시학」 시조 등단 (2019)

수원문인협회, 열린시학회,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희망의 시인세상 동인

수원문학 젊은작가상 수상 등

시조집 : 『희망머리』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수혜로 발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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