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열어 본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고요히 잠들어 계신 엄마의 모습
이제
멀리 떠나신 서늘한 방기운
콧날이 시큰거린다
다시 볼 수 없을 그 웃는 얼굴
액자 속 사진에서만
잔잔한 미소 지으며
앉아 계신다

그 허전함
떠남에 대하여
방은 묻고 있다


이성란 시인
이성란 시인

약력

경기 화성 출생
계간 『수원문학』 신인상
수원문인협회 회원
행복한 글쓰기 회원
수원시 팔달구 거주


시평詩評

밝음을 대표하는 시인의 긍정적 사고는 어느 장소를 막론하고 빛이 난다. 그런 정서의 시인이 엄마의 떠남에 대하여 잔잔한 이별을 시로 쓰고 있다. 고요히 잠들어 계신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며 시인은 엄마의 일생에 대하여 침묵한다. 사람이기에 이별은 더욱 슬픔으로 다가온다. 죽음 앞에서 엄마는 그 아무 것도 아니다. 단지 한 생애를 살아간 여인일 뿐이다. 이제 엄마는 액자속에서만 웃고 계실 뿐 가두어진 엄마의 나라에서 자식들을 내려다보실 뿐이다.

이성란시인은 엄마의 추억을 얼마나 간직하고 있을까. 저렇게 잔잔히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 보시는 사진 속 엄마만 있을 뿐인데, 그 허전함도 함께 생전의 엄마 모습을 한 줌이라도 담아 볼까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시 속에 담겨져 있다. 묵음과 침묵의 의미, 빈 방은 우리들에게 묻고 있다. 허전함과 떠남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또한 그리움은 어느 방에 묶어 두었느냐고.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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