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드문 숲길
노루귀꽃 함초롬히 피어있다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그늘진 곳
누구를 위해 저 꽃 피었나

자작나무사이로 바람이 불어온다
나뭇잎에 가리어
보일 듯 말듯 흔들리는
노루귀꽃
당당히 꽃대 올리며
하얀 꽃 피어냈다

동박새 한마리
물끄러미 청초한 꽃 바라본다
순간 그리움의 향기
숲속가득하다

어둠이 사라지는 숲 길
환하다.


김재자 시인
김재자 시인

경기화성 출생, 시집 『말 못하는 새』가 있으며 문예지 및 일간지에 작품발표,

글샘동인, 현재 용인병원유지재단 이사


시평(詩評)

동박새는 우리나라의 텃새로서 날개와 꼬리는 녹갈색, 배 부분은 주로 흰색이며 등은 녹색이다. 눈 주위는 은백색을 지니고 있어 아름다운 새의 무리에 속한다. 주로 겨울에 피는 동백꽃의 꿀을 빨아 먹고 있어 벌 나비가 날지 않는 겨울철에 동백꽃은 유일한 수정 매개체이다. 노루귀꽃은 돋아나는 새싹의 모습이 노루의 귀와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봄철 자주색 혹은 하얀색으로 피는데 꽃 자체가 작지만 앙증스러워 동박새와 함께 사랑을 받는다.

노루귀꽃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고 비교적 깊은 숲 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 이러한 자연의 생태계를 시인은 세밀하게 관찰하여 시적 이미지를 끌어 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백나무의 씨앗을 맺기 위한 자연적 현상을 도모하고자 한 겨울 매서운 바람에도 봉사에 열중하는 동박새를 시인은 잘 관찰 했다. 또한 보일 듯 말듯 흔들리며 당당히 꽃대 올리며 하얀 꽃을 피워 내는 노루귀꽃에서 그늘진 곳에서도 서로 상생하가며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의 인간 세계를 시인은 한 편의 시로 은유화 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 정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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