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꽃이 피는가 싶더니 어느새 꽃잎이 지고 열매를 맺어 수확하는 계절 가을이 왔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옛 선인들의 이야기가 피부에 와 닿는다. 이는 우리의 인생도 피고 지는 꽃과 같아서 어느 때인가는 떨어지는 꽃잎이 될 것이다.

피어 있는 동안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야 할 텐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 5월 국립중앙의료원 중앙 치매센터가 발표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2”를 인용하면 금년도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중 치매추정 환자가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후부터는 급증하는 추세로 2030년 142만 명, 2040년 226만 명에 이르며, 2050년 315만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치매(癡呆)는 어리석을 치(癡)와 어리석을 매(呆)의 합성어로써 뇌의 인지 기능 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스스로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의 질병을 말한다.

통계에 의하면 80세를 넘게 되면 병원 출입이 잦고 타인의 도움 없이는 온전한 삶을 지탱하기 어렵다. 따라서 옛 선인들은 삶의 기능, 역할, 건강의 척도 등 연령대별 별칭을 만들어 그 흐름에 따라 생의 한 주기를 즐기며 살았다.

현대 사회는 100세 장수 시대라고 한다. 그런데 백세까지 정말 구구 팔팔 할까? 이 질문에 대하여는 모두가 고개를 내젓는다.

공자는 논어 위정 편을 통하여 십오 세를 학문에 뜻을 둔다는 뜻에서 지학(志學,) 이십 세를 약관(弱冠), 삼십을 이립(而立), 사십을 불혹(四十而不惑), 오십을 지천명(知天命), 육십을 육순(六順), 칠십을 고희(古稀), 칠십 칠세를 喜壽(희수)라 하였다.

또한 80세를 산수(傘壽), 81세를 망구(望九), 88세를 미수(米壽), 90세를 구순(九旬), 99세를 백수(白壽), 100세를 상수(上壽)라 하였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칠십 칠세를 희수라 호칭한 부분이다. 기쁠 희(喜)를 초서로 쓰면 칠(七)십(十)칠(七)로 보여 희수라고 했는데 이는 ‘기쁨’의 뜻으로 어쩌면 즐겁게 살 나이임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한다면 77세 이후의 삶은 개인의 건강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쁨에 대한 충만은 감소하고 질병에 따른 고통은 점차 증가한다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20년 820만 명이며 인구대비 16.4%, 2022년 9월 기준 900만 명을 넘었다고 발표 했다. 이럴 경우 국제연합(UN)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이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일 때 고령화 사회라 하며, 14%이상일 때 고령 사회, 20% 이상일 때를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치매는 암과 함께 우리 국민이 가장 두려워하는 양대 질환으로 점차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치매증상의 조기 발견과 진단, 치료, 재활, 요양 등 치매관련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중앙 치매센터를 중심으로 광역자치단체에서는 광역 치매센터를 기초자치단체에서는 보건소마다 지역치매센터를 운영 중에 있다. 그러나 초기 실시 단계에서 오는 수요자를 위한 행정 지원체계 부족과 지역의 노인복지관과 치매노인에 대한 돌봄 연계 및 인지 재활 서비스 제공 등 치매환자들을 위한 각 종 인프라 구축 등이 아직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정작 치매 인식 개선과 치매 대처 역량을 계도하며 다양한 정보를 전파해야 할 지역 치매센터 경우 열악한 근무여건과 낮은 처우로 인해 센터 운영의 주요 인력인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등 의료 인력과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 전문 인력들이 잦은 이직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처우개선은 물론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9월 21일은 ‘치매극복의 날’로 정했다. 가족과 사회에 치매환자 돌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만든 기념일이다. 이제 가을이 지나면 찬 바람 부는 겨울이 돌아 올 것이다. 연로한 어르신들은 추위가 건강을 해치는 주적이다. 따라서 겨울철이 오기 전 수시로 시골집에 드나들며 혹시 창문 외풍(外風)은 없는지, 보일러는 잘 작동하는지 세심하게 점검하여 어르신들의 건강을 다시 한 번 살펴 드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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