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닌다

화가처럼, 뮤지컬 배우처럼
모델처럼 우아하다
한때는 부러움이던 그녀
이젠 육십 고개에서
지난날을 떠올리며
슬픔에 잠긴다

그녀를 닮아가듯
어떤 옷을 입어도 어울리지 않을 때
모자는 자신감이다
시인으로 보이고
화가로 보이기도 한다
젊은 날 부러움이었던
그녀 나를 부러워한다

지난 날의 내가
지금의 나를 올려본다
모자 챙이 슬쩍 손짓한다


이승해 시조시인

약력
국제펜 회원, 경기펜 총무국장 남명문학 부회장
경기문협, 『문학과 비평』 사무국장, 수원문협회원, 『신정문학』회원
경기문학인협회 공로상수상,
『문학과 비평』 작품상, 『신정문학』 수필부문 우수상, 애지중지 행시 짓기 대상
제2회 남명문화제 작품상 영상시 신춘문예 우수상, 『문학과 비평』 공로상 수상, 문학신문 주최 제27회 윤동주 별 문학상 수상
저서; 레스피아에서 선녀를 만나다


시평(詩評)

소탈하고 포근하고 감성이 넘치는 이승해 시인의 시를 보노라면 시적 내공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다. 시인을 보면 활력이 넘치고 긍정적이며 사교적인 심성이 풍겨난다. 소통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녀를 가늠할 수가 있다. 누구를 막론하고 언제 어디서든지 편안하게 다가와 있는 시인 자체를 그대로 표출하며 교류를 한다.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폭넓게 포진하고 있는 그녀가 때로는 부럽기도 하다. 그녀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런 시인의 눈에 이번에는 모자가 꽂혔다. 특히 사시사철 계절과 관계없이 모자는 필요불가결의 장식물이다. 그런 모자를 쓴 한 여인의 우아한 모습을 부러워하던 시인은 이제 원숙한 시인이 되어 모자를 쓴다. 이제 그 모자는 시인에게 위안이 되며 자신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 되었다. 젊은 날 부러움이었던 지인인 그녀가 이제는 시인을 부러워하다니 이쁜 반전이다. 모자챙이 슬쩍 손짓한다. 앞으로는 더욱더 신나고 윤기있는 삶을 살라는 애교있는 주문일 것이다. 다음에는 어떤 시로서 우리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시인의 시가 기다려진다.

<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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