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도 꽃은 꽃입니다
죽어서도 꽃은 꽃입니다
가슴속에 가득
사랑의 온기 자욱한 이 땅
향기 있어도 꽃은 꽃입니다
향기 없어도 꽃은 꽃입니다
가슴속에 가득
사랑의 향기 자욱한 이 시간
모름지기 저마다
이 땅을 딛고 살아가는 삶
이 시간을 딛고 살아가는 삶
가슴속에 가득
꽃같은 온기 밀물지는
꽃같은 향기 밀물지는
사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썰물처럼 온기를 잃어 가는
썰물처럼 향기를 잃어 가는
이 땅, 이 시간
오오! 우크라이나여!


한상담(1957년) 파주출생,

1993년 월간 문예사조 시 부문 신인상 수상
2012년 에스프리문학상 , 매월당문학상, 경기도문학상 수상
2013년 부원문학상, 에피토도문학상 수상
현) 한국문인협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
저서: 덫의 사화(1994년), 내 그림자의 그대(1995년), 그대의 영혼 속에(1998년),
바람의 통로(2009년), 가로등(2012년), 다시 가로등(2020년)


시평詩評

어느 날 한상담 시인이 문학인의 집에 왔다. 시인의 표정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어쩌면 달관한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람은 가까이 있을 때 그 사람의 진가를 알게 된다는데 이날의 표정은 더욱 그랬다. 그것도 그럴 것이 열정적인 의욕을 가지고 제 2의 인생밭을 일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는데 이제는 내려놓음을 이야기하러 온 것이다. 표정을 보니 미련도 후회도 없어 보였다. 그런 그가 대단해 보인다. 연륜에서 오는 것일까, 아니면 삶의 깊이일까 잠시 의문을 가지다가 무릎을 치는 그 해답, 바로 그가 시인이라는 것이다. 명쾌하고 당당하기만 해서 질주만 할 줄 알았는데 정확한 시점에서 내려놓기도 하다니, 그래서 더욱 멋져 보였다. 오늘의 한상담 시인의 시는 그래서 더욱 빛이 난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란 시제에서 느껴지듯이 그저 단순한 희망 사항일 수도 있지만 그는 담담하게 현실에 대한 희망을 풀어 낼 줄 안다는 것이다. 바로 진정한 시인이기 때문에. 마지막 연에서 그가 부르짖는 아아! 우크라이나여!는 이 세상의 생명을 가진 모두에게 무슨 말이 필요할까. 바로 한상담 시인은 우크라이나에게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바로 그것을 <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란 깊이있는 여운의 시어로 희망을 던지는 것이다.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희망과 꿈의 공존.
희망과 꿈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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