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지갑 얇아지는데 먹거리 물가 부담 커져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계산대 모습(기사와 무관) (2023.05.04)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계산대 모습(기사와 무관) (2023.05.04)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왔지만,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체 평균치를 크게 웃돌면서 31년 만에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고금리에 서민들의 지갑이 가벼워진 만큼 가족 모임이 많은 가정의달 외식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대표적인 먹거리 물가 지표인 외식물가 상승률은 7.6%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체 평균치보다 3.9%p 높았고,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7.9%)은 전월보다 1.2%p 내렸지만 여전히 전체 평균치의 2배가 높다. 외식·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전체 평균치를 각각 23개월, 17개월 연속 웃돌고 있다. 먹거리 물가가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뜻이다.

외식과 가공식품의 세부 품목 112개 중 32개(28.6%)는 물가 상승률이 10% 이상이다.

잼과 드레싱 상승률은 30%가 넘었고 치즈, 물엿, 맛살, 어묵, 참기름 등도 20% 넘게 뛰었다. 밀가루(19.2%), 햄버거(17.1%), 식용유(15.4%), 라면(12.3%) 등을 비롯해 설탕 가격까지 치솟으며 물가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인도와 태국, 중국 등 산지에서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 설탕 가격은 1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설탕값 상승이 장기화하면 과자와 빵, 아이스크림 등 가격이 따라 오르는 ‘슈거플레이션’이 촉발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식품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와 인상 폭 최소화를 주문하며 물가 안정에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다 인건비, 물류비, 임대료, 에너지 비용 등 전반적으로 생산비가 크게 올라 식품기업들의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원가 부담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기·가스 요금처럼 정부의 압박을 버티는 데 한계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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