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 최저 상승폭
석유류 전년比 14.2%↓…산유국 감산 여파 촉각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4.2% 오르며 2개월 연속 4%대를 유지했다. 석유류가 두 달 째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오름세를 끌어내린 영향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2월 상승률(4.8%)보다 0.6%p 낮은 수치로, 지난해 3월(4.1%)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물가 상승세는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은 뒤 올 2월 4%대로 내려앉았다.

물가 상승세를 꺾은 데에는 석유류 가격이 내린 영향이 컸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4.2% 하락했다.

이에 힘입어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물가 상승률은 2월 5.1%에서 3월 2.9%로 낮아졌다. 하지만 채소류 등 농축수산물은 3.0% 올라 전월 1.1%에 비해 상승 폭이 커졌다.

장바구니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서울시와 롯데마트가 농축산물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 사진 = 롯데마트 제공
장바구니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서울시와 롯데마트가 농축산물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 사진 = 롯데마트 제공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8% 올라 전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4.0% 상승했다. 구입 빈도가 높은 품목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 지수는 4.4% 올라 전월(5.5%) 대비 상승폭이 둔화됐다.

전기·가스·수도요금은 28.4% 올라 전월 상승률과 같았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는 공공요금과 국제유가 흐름이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작년 하반기 이후 소비자 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고 보이며,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면서도 “공공요금 인상 요인과 석유류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서비스 부문의 가격 하락 여부 등 여러 불확실한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주요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 조치로 작년 말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소속 산유국들은 다음 달부터 추가 감산에 돌입하겠다고 전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데 이어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한 것이다.

주요 산유국들의 전격적인 추가 감산 조치 하루 만에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유가 상승이 둔화세에 접어들었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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