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대처·국회개혁 두마리 토끼 잡겠다" 소신 강해
권력구조개편 미룰 수 없어…'임기 안에 개헌' 추진
수원무 지역 국회의원 무주공산으로 남아 초미 관심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5선 국회의원이 지난 4일,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사진=KBS 캡쳐]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5선 국회의원이 지난 4일,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사진=KBS 캡쳐]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5선 국회의원이 지난 4일,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여야는 당일 14시 쯤에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선거를 실시해 총 투표수 275표 중 찬성 255표를 던졌으며, 제21대 후반기 의회 국회의장 임기는 2년으로 2024년 5월까지이다. 국회부의장에는 정진석 국민의힘 5선 국회의원과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4선 국회의원이 나란히 선출됐다.
이로 인해 지난달 29일에 21대 전반기 국회 임기가 종료된 후, 36일 만으로 국회는 다시 정상적인 업무를 가동할 수 있게 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경제전문가이자 ‘합리파’로 손꼽히는 인물이며, 1947년생 만 74세의 나이로 21대 국회의원 가운데 최고령 의원이기도 했다. 그는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세청 사무관을 시작으로 공직생활에 입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실 등에서 세제실장과 차관 등 요직들을 두루 역임해 능력을 인정받았고,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정책기획수석과 국무조정 실장을 맡았으며, 노무현 정부에서는 재정경제부 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맡아 경제부총리 및 사회부총리직을 수행했다. 업무 능력에 있어서 이견이 거의 없을 정도로 탁월해 많은 이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인물이기에 제17대부터 21대까지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그 경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김 의장은 취임 인사말에서 “내적으로는 생산·소비·투자가 위축되고, 외부에서는 러·우 전쟁과 미·중 충돌로 인해 금리와 물가가 치솟고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는 등,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당장 우리 국민들이 솟구치는 물가 상승에 너무나도 큰 고통을 겪고 있어 유례없는 비상사태에 직면해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장은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국회’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앞으로 국회 운영의 3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첫째로 국회를 소통이 만발하고 합리적인 토론과 진지한 타협이 일상이 되는 전당으로 만들겠다는 ‘대화와 타협이 꽃피는 국회’, 둘째로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준수하면서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고 다양성이 공존하는 건강한 국회 조성에 이바지하겠다며 ‘삼권분립의 원칙에 충실한 국회’를 내세웠다. 마지막으로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 예산심의·의결권을 대폭 강화하고 국회입법청원 시스템을 활성화해 국민의 혈세를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헌법기관의 역할을 다하는 국회’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후반기 국회가 본래보다 한 달 더 늦게 시작해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우리 정치는 타협을 이룰 때마다 성숙해졌다, 이제는 반목하는 것이 아닌 여야가 서로 협치해 갈등으로 절망을 키우는 나라가 아닌 국회를 대화와 타협, 조정과 중재의 전당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의장은 의장 임기 내에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가 개헌 의지를 표출한 것은 최근 일이 아니었는데,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개헌을 주문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에 그가 비판했던 내용은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 독식 구조의 정치 문법이 현 대한민국 정치에 너무나도 뿌리깊게 박혀 이를 종식시켜 우리 정치를 쇄신해야한다고 꾸준히 의견을 제시해왔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도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지금까지 많은 개헌 논의가 있었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넓게 형성되어 있다. 이런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21대 국회 임기 안에 개헌을 이뤄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김 의장이 일각에서는 ‘정치 중립’, ‘삼권분립’을 강조했던 기존 의장들의 취임사와는 결이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기에 강렬하면서도 이색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21대 후반기 국회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김 의장 특유의 정치력과 능력으로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본인의 신념대로 위기를 대처하면서 국회 개혁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김 의원의 약속은 바로 본인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 다음 날부터 당적을 가질 수 없다는 국회법 제20조 2항 정치적 중립 의무에 따라 김 의장은 민주당에서 탈당 후 무소속이 되었고, 이 때문에 ‘수원무’ 지역의 국회의원직이 사실상 무주공산으로 남게 된다. 주목해야 할 점은 국회의장을 지내면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관례가 있어 당에서는 그 지역에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야 하는 것이 정석으로 벌써 수원을 연고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의 이름이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이 지역에 차기 국회의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치인은 민선8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염태영 전 수원시장, 민선 7기 도의회에서 의장직을 수행했던 장현국 전 경기도의회 의장, 김준혁 한신대 교수와 김상회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수원무’ 지역이 꾸준히 민주당 쪽에 손을 들어준 만큼, 새로운 중앙당의 정치신인이나 당에서 입지와 인지도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 인물이 수원으로 내려와 국회의원에 도전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점쳤다.

김진표 새 국회의장 선출로 인해 국회를 비롯한 수원 지역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지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현재 이 사안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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