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년 전, 평소 공자에게 질문이 매우 많던 제자 한 넘이 찾아와 정치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물어보자 대답한 3가지래. 난 누가 물어보면 민주니 양심이니 평등이니 설레발을 쳤을 것 같은 데, 공자는 이 3가지를 제시했데. 내용인즉슨‘兵’은 군사력인 힘, 즉 안보를 뜻하고‘食’은 먹고 사는 것, 결국 쩐(錢)이지 뭐, 즉 경제를 뜻하며‘신’은 말 그대로 서로를 믿어야 된다는 아주 고리타분한 말을 했데. 그러자 아주 부득이하게 한 가지를 버려야 할 경우에는 무엇을 버리느냐고 물었지, 공자는 서슴없이‘병’이라고 얘기했데. 그럼 두 번째는 모냐고 물었고 공자는 숨도 안 쉬고‘식’이라고 얘기 했다는 거야, 제자는 그럼 마지막으로 ‘信’이 남는데 그 이유가 뭐냐고 물은 거야, 공자는 측은하게 제자를 바라보며 답을 했다지.
“이 등신아 왕과 백성 간에 믿음이 없으면 안보나 경제가 무슨 소용이 있냐” 즉 無信不立이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었지만 속물적인 내 생각엔 요즘 세상에 공자말대로 정치를 하는 넘이 어디 있어, 바로 망가지는 지름길인데, 보수라고 지칭하는 인간들이 선거 때마다 앵무새처럼 안보와 경제를 팔아 수 십 년 동안 정권을 잡고 분탕질을 쳤잖아. 국민들 등에 빨대 꼽고 아주 등골을 쪽쪽 다 빨아 먹었잖아, 아직도 틈만 나면 좌파니 종북이니 북한의 대변인이니 하수인이니 입에 똥 거품을 물고 있고, 그리고 저번에 훌륭하신 판사께서 아주 기똥차게 처리 한 이재용 판결 사건을 한 번 봐. 어떤 인간은 라면과 생필품 몇 개 훔쳤다고 3년형을 받고, 어떤 넘은 최순실 뒈지는 거 돕겠다고 포크레인 몰고 대 검찰청에 들이닥쳤다가 바로 빵에 간걸로 알고 있는 데, 이런 세상에 뭔‘信’을 씨부렁거리고 있냐, 신경 질 나게,
슬쩍 한번 양심팔고 뒤통수 근질거리지만 잘 하면 3대가 엄청 잘 처먹고 사는 세상인데, 그깟 양심과 정의가 뭐야? 적당히 타락하고 적당히 속물스럽게 적당히 쪽팔려도 잘 먹고 잘 사는 게 현대의 생존법칙 아닌가?
그냥 적당히, 적당히 살아, 인생 뭐 있어. 유럽의 어느 여류시인 묘지의 묘비명이 아조 인상적이었지, 묘비명 왈 “불려갔다” 혹시 검찰에 불려간 건 아니 겠지만, 암튼 살아있을 때 낙천주의자라고 알려졌던 이 여류시인은 묘비병도 걸작이었어. 또 어떤 인간은 “유효기간 끝났음”이라 했데, 식품회사 근무했던 인간일지는 몰라도 죽이는 문구야, 또 어떤 이는 손님이 왔는데 일어나지 못해 유감입니다 라고 썼데, 예의 하나로 풀칠하던 인간이었을까? 암튼 괜찮은 인간들이었을 거야.
우리나라처럼 인문학이 결여된 판사들이 이상한 판결이나 내리고 성적 갑 질이나 일삼고 오리발이나 내미는 검사들이 판치는 세상과는 많이 달라. 우리나라 정치인들이나 권력자들은 일단 오리발 몇 다스 정도 준비는 하는 것이 필수인 것 같아. 그래도 요즘 정권이 바뀌고 적폐들이 탈탈 털리는 걸 보면 희망이 올 것도 같고,  암튼 한국인 똑똑하고 우수한 데 왜 이리 양심적이며 헌신적인 인물들이 부족한지 모르겠어. 그나마 이순신 같은 걸출한 인물이 썩어문드러진 왕조에 산소 호흡기를 껴줘 한 300년 정도 더 연명하다 왜놈들에게 재 절명당해 40년 가까이 엉망으로 참혹하게 유린당했었잖아. 왜놈들이 지금은 ‘칼’대신 ‘쩐’으로 집어삼킬 준비를 하고 있잖아. ‘아베 노부유키’ 그놈이 다시 온다고 장담했잖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꼭 공수처가 생겨야 정신 차릴거니? 제발 골 좀 열고 신선하고 양심적인 공기 좀 집어넣고 살자. 자식들에게 쪽팔리지도 않냐?

김동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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