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치역사 상 정치거물들을 제치고 ‘기초자치단체장’출신들이 정권의 中心으로 우뚝 선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봉건왕조시대 때는 지방수령이 ‘王’을 꿈꾼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해방 조선의 혼란기를 거쳐 5·16 후 60년대 박정희 정권시절에도 지방 관리들의 중앙 무대진출은 거의 전무했다. 

60년대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貧國)’이었다. 군사정권하에서 강력한 중앙집권이 실시됐다. ‘수출드라이브 정책’과 ‘개발드라이브 정책’들이 행해졌다. 그 과정에서 많은 정치적 불평등이 만연했다. ‘가난탈출’이란 미명아래 수많은 ‘民草’들의 인권이 극도로 유린되었다. 지방의 자율과 발전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근래까지도 중앙정부는 지방도시의 자율행정과 경제의 독립성은 항상 뒷전으로 밀어냈다. 통치위주 중앙정부의 획일적 상명하달이 너무도 당연시 되었다. 지방은 중앙부처의 명을 수행하는 그냥 하나의 말단 부속기관일 뿐이었다. 지방도시의 장들은 그런 시스템을 운명처럼 관례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저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며 비위를 잘 맞추는 것이 ‘장수(長壽)’의 지름길 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통치행정패러다임’ 속에서 민초들이 설자리는 더더욱 없었다. 

허나 금 번 경기도에서 나타나고 있는 민초출신들의 약진이 눈이 부시다 못해 경이롭다. 성남시장이라는 기초단체장을 지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파란만장한 정치역경을 불굴의 투지로 헤쳐 나오며 대권후보 1위 반열에 올라섰다. 

무릇 역대 대통령 후보들은 국회를 통해 정치엘리트 코스를 거치며 조직과 경력을 쌓는 게 정설로 여겨졌다. 국민들의 인식도 거의 그런 코스를 당연시 했고 그래서 항상 정치거물들은 그들만의 울타리 안에서 정치기득권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런 현상을 일거에 무너뜨리며 중앙정치무대에 혜성같이 나타났다. 계파나 세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 정치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며 나랏님 후보 일순위에 오른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대표적 民草출신으로 “이름 없는 소년공에서 도지사까지”오른 인물이다. 이젠 대권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서 온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궤를 같이해서 환경운동가 출신의 염태영 수원시장이 우리나라 50년 지방자치 역사상 최초로 원외에서 지자체 장이 집권당의 최고위원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염시장의 탁월한 지방자치 식견은 우리나라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건국과 군사정권을 빼고는 국회를 거치지 않은 대통령이나 도지사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민초시장출신들이 대통령도 되고 도지사도 될 수 있다는 하나의 이정표를 정치사에 세운 것은 역사상 상당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확률이 희박한 현상이 아니라 거의 실현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는 정치혁명에 가깝다.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나라 정치사에 이런 날이 올 수 있다고는 누구도 상상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는 1500년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이 만들어 갈 민초의 시대가 너무 기대된다. 프랑스 대혁명을 비롯한 세계3대혁명(명예혁명, 독립혁명, 대혁명)이 이루지 못한 일을 경기도에서 두 민초 출신의 지자체 장들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쓰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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