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첩/김동초 대기자
▲기사수첩/김동초 대기자

우리에게는 暴君(폭군)으로 알려졌지만 등극초기에는 무지 영민하고 여렸던 燕山君(연산군)이 晝夜(주야)로 直言(직언)을 해대는 조정 대신과 내시들에게 경고성으로 한 말이며, 그 말대로 바른 말이나 비위에 거슬리는 말을 하는 신하들 대부분을 즉시 그 자리에 손수 斬(참) 해버렸다. 원래는 당나라 말기에 태어나 당 멸망 후, 후진, 후한, 후주, 등 5개국에서 宰相(재상)을 지낸 중국의 정치가인 馮道(풍도)가 남긴 舌時에 들어 있는 말이다. 인간이 짓는三業 중(身業, 意業, 口業) 구업이 가장 큰 업이라고 한다. 유명한 시인이기도 했던 풍도는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 안신처처뢰(安身處處牢)”라는 명문을 남겼다. 이 구절은 ‘입’은 ‘재앙의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처하는 곳마다 몸이 편하다는 뜻이 담겨있다. 그래서 신중하지 못하고 충동적이거나 邪惡(사악)하고 卑劣(비열)한 인간들이 口舌數(구설수)에 자주 오른다고 한다. 君子(군자)의 三變(삼변)이란 말이 있다.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이 嚴肅(엄숙)하고 가까이서 보면 그 얼굴이 溫和(온화)하며 말을 해 보면 明確(명확)하고 感動(감동)을 준다는 내용이다.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 그래서 역사이래로 乘勝長驅(승승장구)하던 많은 이들이 ‘헛소리‘ 한마디로 ‘골’로 간 ‘예’가 수두룩하다. 멀게는 중국 北周(북주)시대의 하돈 대장군이 자신의 공적에 대한 처우의 불만을 ‘주딩이’에 달고 살다가 권신 우문군에게 미움을 사 자결을 강요받자 아들 약필을 불러 송곳으로 아들의 혀를 찌르며 교훈으로 삼으라고 申申當付(신신당부)하며 숨을 거둔다.
약필역시 ‘수‘왕조에서 높은 벼슬을 하였으나 같은 케이스로 먼저 디진 애비의 ’말’을 새기기 못하고 띨빵하게 불만을 주딩이에 달고 다니다가 수손에게 처형을 당하니 부자가 똑같이 혀를 잘못 놀려 죽임을 당한 父傳子傳(부전자전)의 골 때리는 대표적 케이스가 된다.
2014년 세월 호 참사 때도 극도의 ‘막말’이 난무했다. 안산 단원 고 학생들의 부모들에게 두 번 죽이는 고통을 안겨준 극도의 막말 妄言(망언)인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라고 말한 한기총 J목사의 막말과 작금 4·15총선 부천에 출마한 C의원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라는 막말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극악한 최악의 ‘막말’이다. 지금도 세월호에 의해 희생된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해 생을 끊고 있는 현실이다. ‘말’이란 한번하면 주워 담을 수가 없기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東西古今(동서고금)으로 교훈들이 있다. 공자는 한 번의 말 잘못으로 평생 쌓아온 ‘善行’(선행)을 한방에 날려 버릴 수 있다며 그 危重(위중)함을 강조했고 유대인들의 격언에는 네 입안에 있는 ‘말’은 너의 ‘노예’지만 그 입 밖으로 나오면 곧 너의 ‘주인’이 된다며 그 막중한 ‘책임’을 되새기라 했다. 다시 말해서 ‘말’이란 아무리 홧김에 던진 말이라도 내 발목을 붙잡고 도저히 회복 할 수 없는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가오는 4·15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카메라 앞에서의 ‘말’이 아닌 뒤 돌아서서 무심결에 지껄이는 ‘말’을 파악해야한다. 뉴스전문채널방송인 YTN방송이 진행하는 ‘돌발영상’속에 그 ‘기상천외함’이 다 드러난다. 거기에서 그들의 말 대부분은 “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에 해당된다. 요즘 유권자들은 후보자를 비판할 수 있는 예리함과 그 만한 능력을 갖춘 ‘人物’(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정치인들 제발 ‘말’ 조심들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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