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칼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지방자치의 본질은 더 말 할 나위 없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다. 지금처럼 삶의 문제가 각박한 시대에 기댈 곳은 기초단체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 목소리 1순위는 일자리 창출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청년 일자리다. 자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는 일자리다. 직 중에서 제일 중요한 직은 천직(天職)이다. 직업은 인생의 등뼈이자 생활의 뿌리다. 일자리가 없는 이들만큼 비참한 사람이 없다. 무위(無爲)의 삶은 지옥이기 때문이다.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가 3명중 1명이라는 통계다. 지난달 40만2천 명으로 1년 전보다 7만6천 명 많았다. 전문대 졸업자까지 포함하면 청년실업자 비율은 48.8%에 달해 역대 최다 수준으로 늘었다. 누구에게나 꿈은 살아있는 자산이다.   지난달 20일 정부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수원시가 4년 연속으로 ‘전국지자체 일자리’대상을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해마다 일자리 목표 달성비율, 지자체장의 일자리 창출 의지, 일자리대책 창의성, 우수시책 발굴 및 추진 등 일자리 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여하는 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결과에 따르면 수원시 전체 고용률은 58.1%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1% 상승했고 취업자 수는 59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9400명이 늘어났다. 청년층 취업자 비중은 17.0%로 기초지자체 중 가장 높았다.


수원시가 펼치고 있는 ‘수원형 청년정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수원의 청년인구는 33.18%로 전국대비 3.58% 높다. 젊은 도시다. 그만큼 청년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개인의 문제로 만 볼 수 없는 사회구조다. 수원만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정책의 필요가 절박했다. 기존 방식의 일자리 지원을 넘어 문화·복지·소통에 이르는 청년들의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 됐다. 청년들과 함께 고민하고 준비해 태어난 정책이 바로 ‘수원형 청년정책’이다. 청년들과의 프리토킹, 청년정책준비단을 구성해 ‘청년일단 만나’ 행사를 개최, 토론을 통해 청년들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이를 해결할 정책을 논의했다. 기초지자체 최초로 청년정책관을 신설하고 온라인 청년플랫폼 ‘청년바람지대’를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청년, 신나고 호감가는 더 큰 수원’을 비전으로 선포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원형 청년정책’이 발진(發進)했다. 그간 청년문제 해소 우수사례로 몇 차례 수상을 받기도 했다. 당장 손에 잡히는 일자리도 중요하다. 이를 위한 분위기 정책도 필요하다. 청년들의 바람을 담아 청년들이 ‘쉬고, 생각하고, 상상하는 공간’도 필요했다. 다목적홀, 회의실, 세미나실, 공유부엌 등이 갖춰진 ‘청년바람지대’가 지하1층 지상 2층 980.94㎡의 규모로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11,041명의 청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했다.


청년바람지대를 운영하고 청년 주요사업과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지원, 청년 커뮤니티 활성화 등 다양한 청년지원 사업 추진을 위해 ‘수원시 청년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청년활동 지원공모, 청년아카데미, 청년고민상담사 수원큐어(cure), 수원JOBS 등 12개 프로그램을 100여 차례 운영했다. 그간 총 2,827명의 청년들이 참여했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수원시 대학생 791명에게 2천132만원의 이자를 지원했다. 수원에 거주하며 서울로 통학하는 대학생 30명에게 해마다 기숙사를  무료지원했다. 구직활동을 촉진하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취업준비청년 806명에게 30만원의 대중교통카드를 지원했다. 대부분의 청년일자리 대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문제 진단과 정책에서 당사자인 청년들의 관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수원형 청년정책’이 돋보인다. 청년은 우리의 미래라고 말한다. 그건 청년들이 미래를 가질 때만 맞는 말이다. 청년들 스스로가 미래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가 돕는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청년은 일을 하기 위해서 태어났고 일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일에서 의미를 찾아야 하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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