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수원연극축제 ‘숲속의 파티’

 

수원상상캠퍼스서 3일간  펼쳐진 ‘숲속의 파티’ 
26일 토요일 밤 5만여명 시민축제로 대성황


수준 높은 국내외 연극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2018 수원연극축제’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수원 권선구에 소재한 경기상상캠퍼스(옛 서울농대캠퍼스)에서에서 펼쳐졌다. 숲과 나무 등 자연환경을 무대로 인위적인 구조물의 설치를 지양하고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기에 ‘숲속의 파티’라는 주제로 행사를 치룬 이번 ‘2018 수원연극축제’는 그야말로 성공적인 대성황을 이루면서 막을 내렸다. 특히 시민들이 직접 연극에 참여하면서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었던 지난 26일 토요일 오후, 기자는 그 축제의 현장에 있었다.
국내외 초청작 37개 작품이 89회에 걸쳐 상연되면서 올해 22회째를 맞는 2018수원연극축제는 ‘숲 속의 파티’라는 주제로 막을 올렸다. 이번에는 특히 대형무대가 아닌 숲과 나무, 잔디밭 등의 자연을 무대로 작품 연출이 이뤄져 관객인 시민들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즐거워하면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은 사색의 동산, 청년1981 숲속, 어울마당 등이 상상캠퍼스 곳곳에서 열렸고 무대 위 공연뿐 아니라 거리극, 서커스, 공중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수원문화재단 박흥식 대표이사는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돼서 같이 연극을 즐기고 만들고 또한 연극배우들과 시민들이 한 덩어리가 돼서 즐길 수 있는 그런 작품들로 많이 섭외를 했는데, 시민들이 이번 축제에 등장한 작품들을 보면서 호응이 좋아 행사를 주관한 기관으로서 매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번 수원연극축제는 수원지역의 연극 활성화를 위해 ‘시민프린지 페스티벌‘을 대폭 확대했다. 수원시에서 활동하는 연극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시민프린지 추진위원회가 페스티벌을 주도했기에 아마추어, 전문 공연인 구분 없이 누구나 모두가 자유롭게 작품을 선보이는 축제”라고 말했다.
박흥식 대표는 또 “이번 축제에서는 개·폐막식 등 의례적인 행사를 지양했고 대신 숲과 나무, 잔디밭이 있는 경기상상캠퍼스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였는데, 이에 대해 축제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너무도 좋아했고, 개막일인 어제가 평일인 금요일이었는데 시민들이 너무도 많이 찾아와 걱정을 했지만 특히 숲속에서 축제를 펼치고 있음에 매우 즐거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22회째…국내외 초청 37개 작품 89회 상연
수원문화재단 박흥식 대표 “자연 활용 작품선봬”


박 대표는 또 “ 특히 이곳 축제현장은 비행기 소음으로 시끄럽던 서수원권(권선구)에서 축제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기에 그 의미가 있고, 기존의 축제장소였던 수원화성 행궁광장에서 이곳으로 장소를 옮겨 새롭고 참신한 거리공연예술을 선보이고 있기에 군공항 이전이 추진 중인 이곳 서수원권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또 그동안 문화소외지역으로 낙후됐던 이곳 지역에 문화의 꽃을 피우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고자 이번에 지역특성화를 위한 축제를 마련했는데, 성황리에 축제가 진행되고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축제의 장인 ‘숲속의 파티’에서 선보인 해외 초청작은 여섯 작품이었는데, 특히 ‘트랑스 익스프레스’(프랑스)가 공연하는 ‘인간 모빌(Mobile Homme)’은 크레인을 이용해 8명의 배우들을 40m 높이까지 끌어올려 펼치는 퍼포먼스로 가장 인기를 끌었다. 이날 토요일 밤 9시 반부터 시작한 공연에서 장난감 병정 모양을 한 배우들이 40m 높이의 크레인에 매달려 드럼을 치면서 공연을 선보여, 이를 구경하는 시민들에게 감탄을 불러일으켰고 상상의 세계에 빠진 관객들을 모험의 나라로 이끌었다.
이들 배우들은 본 공연이 시작되기전 관객들의 자리를 찾아가 신명난 타악을 연주하고, 함께 웃고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들이 관객자인 시민들에게 친밀감을 주기도 했는데, 마치 인형 모빌을 연상하게 하는 작품으로 초여름 밤하늘 위에서 감동의 묘기가 펼쳐졌다. 공중그네를 타는 미모의 여곡예사가 아찔하면서 감동적인 연기를 펼치는 몸짓에 계속 탄성과 환호가 밤하늘을 메아리쳤다. 이는 이번에 막을 연 2018수원연극축제에서만이 볼 수 있는 최고 인기의 해외 초청 작품이었고, 이날 밤 염태영 수원시장도 시민들과 함께 공연을 보면서 박수를 쳤다.
또한 ‘딥틱’(프랑스)이 공연하는 ‘해체(D-Construc-tion)’에서는 힙합 무용수들이 높은 철망 앞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해체하며 ‘대립과 갈등’을 표현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콘타미난도 손리사스’(스페인)의 ‘여행’은 마임과 마술이 어우러진 즉흥연기였으며, 이밖에 두 명의 남녀 배우가 안정된 삶의 공간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는 따뜻한 서커스 ‘남과 여’, 공연과 거대한 익룡을 연상시키는 크로즈 액트(네덜란드)의 ‘버드맨(Birdmen)’의 이동형 거리극도 인기 있는 공연이었다.


프랑스 배우 크레인 ‘인간모빌’ 공연 최고 인기
봉을 타고 오르는 한 남자의 ‘외봉인생’도 탄성


한편 탄탄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국내 초청작품도 많았다. 하늘을 향해 끊임없이 봉을 타고 오르고, 다시 아래로 떨어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른 ‘외봉인생’은 삶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단디우화’는 애벌레가 성충이 돼 날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공중 퍼포먼스였으며 ‘불의 노래’ 공연은 불을 업으로 삼으며 불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로 배우가 쇠를 두드리는 소리, 화염 장비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기둥이 시각과 청각을 자극했으며, ‘충동’은 부력으로 흔들리는 대형 사다리의 움직임으로 인간의 본능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겁쟁이 소년 마메타가 용기를 얻게 되는 신비한 나무 이야기 ‘모치모치나무’, 백설공주 이야기를 왕비 중심으로 풀어내는 ‘거울아거울아’ 등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인형극 등 이번 수원연극축제는 관객 참여 공연이 많았다. ‘마사지사’는 워크숍을 거쳐 거리의 마사지사로 변신한 시민들이 관객을 손님으로 받아 특별한 종이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었으며, 시민과 함께 연극 가면을 만들고 길을 산책하는 ‘바람노리’, 배우들이 녹음한 오디오와 오브제(Objet·상징적 기능을 하는 물체)를 감상하는 오디오극 ‘고물상자’ 등 참여형 프로그램도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시민프린지 페스티벌에서는 ‘직장본색’, ‘아, 나혜석’, ‘꽃들에게 희망을’, ‘선녀, 그리고 나무꾼’ 등 생활연극인 팀의 공연과 시민낭독공연 ‘동물 없는 연극’, 시민 배우 10여 명이 참여하는 세미 뮤지컬 ‘시리도록 아름다운’ 등의 공연들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수원여자대학), ‘수원의 함성’(수원시 청소년뮤지컬단) 등 대학·청소년 연극한마당도 선을 보였다.
‘숲속의 파티’라는 독특한 슬로건으로 개최된 이번 2018수원연극축제는 국내·해외 초청작품과 생활연극인, 대학생, 청소년 등이 참여하는 ‘시민프린지’ 작품 등으로 총 37개 작품이 89회에 걸쳐 상연됐는데, 특히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서울 관악캠퍼스로 이전함에 따라 13년간 방치돼 폐쇄된 캠퍼스는 마치 원시림을 연상시킬 만큼 잡초로 무성했고 학구열로 넘쳤던 상아탑은 흉가처럼 빈 건물로 인구125만 대도시인 수원에서 보기 드문 공간을 유지하고 있었다.

축제현장의 시민들 “시장님 대박이예요!!”
옛 서울농대자리 ‘숲속의 파티’ 축제 대성공


울창한 숲은 물론 아름드리 나무가 빼곡한 자연환경을 갖춘 이곳에 리모델링을 거친 건물에서는 현재 생활문화 프로그램과 청년예술창업자를 양성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에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은 이러한 장소적 특성을 접목시켜 이번 2018수원연극축제를 위한 재도약을 준비했는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자연친화적인 공연예술제의 컨셉을 살리기 위해 ‘숲속의 파티’란 슬로건 아래 대형무대를 지양하고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한 아이디어에는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과 박수를 받을만 했다.
이날 밤 축제현장을 찾은 염태영 시장에게 시민들은 “시장님! 대박이예요. 너무 좋아요”라고 말하자 염 시장이 “그럼 내년에도 이곳에서 또 할까요?”라고 답하자 시민들은 “네! 네! 좋습니다. 해마다 이곳에서 해 주세요”라고 탄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숲속을 밤을 무대로 다양한 조명아트도 멋졌다. 필룩스조명박물관과 함께 조명을 활용한 작품 10여점과 축제장 곳곳을 형형색색 수놓은 LED장식조명, 점멸을 반복하는 반딧불조명 등 수 백 개가 설치된 나무 등을 통해 그야말로 ‘숲 속의 파티’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울창한 숲이 우거진 8만여평의 야외공간에서 열린 이번 2018수원연극축제는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축제였다. 무대와 객석이 구별되지 않았다. 하늘, 잔디밭, 숲, 나무, 언덕, 주차장 등 곳곳에서 곡예와 연극, 힙합, 댄스공연이 펼쳐졌다. 이는 분명 주최측의 소비하는 축제가 아닌 무언가를 생각하고 공감하는 연극제를 만든다는 분명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밤 기자는 서둔동에서 왔다는 김근수(37) 오은옥(32) 부부에게 소감을 묻자 “5월의 마지막 주말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이곳 경기상상캠퍼스 축제현장을 찾았는데 와서 보니 ‘숲속의 파티’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모두가 자연속에서 펼쳐지고 있어 너무도 좋고 아주 행복한 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연극에 대해 시민들이 직접 접하는데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두려움을 없애고 바로 연극이란 함께 즐기는것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고 또한 직접 참여함으로서 연극을 쉽게 이해하게하는 것이 이번 2018수원연극축제였다.
한편 2018수원연극축제는 거리예술축제 전문가인 임수택 예술감독이 총지휘를 했다. 임 감독은 국내에서 처음 거리예술을 소개하고 지평을 넓히는데 힘 써온 주인공이다. 그는 2003년 과천한마당축제, 안산국제거리축제, 고양호수예술축제, 서울거리예술축제, 춘천인형극제 예술감독,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 총감독 등을 지냈으며, 현장경험이 풍부하고 거리축제를 연출하는 데 특화된 전문가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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