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16일 영통1동에 위치한 단오어린이공원에서열려

 

500년 역사 거목 배경으로 과거·현재, 토박이·이주민간 대통합의 장
품격있는 공연·다양한 체험·문화행사 등 ‘볼거리·즐길거리’ 풍성
주민·예술가·지역 상인 모두가 참여…명실상부 영통구 최대 축제
지역축제를 넘어 우리나라 대표 전통문화축제가 되기 위한 도약

 

매년 수원시 영통구 영통1동에 위치한 단오어린이공원에서는 단오(음력 5월 5일) 즈음해 아주 특별한 단오축제가 열린다.
높이 23m, 추정수령 500년이상의 노거수(수령이 많고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주민, 예술가, 지역 상인 등 3천여명이 전통제례의식으로 지역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고,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 문화 이벤트를 즐긴다.
영통구(구청장 박래헌)와 영통청명단오제보존위원회(위원장 오이환)가 주최·주관하는 영통청명단오제는 올해로 13회를 맞아 6월 15~16일 양일에 걸쳐 개최된다.
15일에는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전야행사가, 16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본행사가 열린다.


‘시민 모두가 다함께 누리고 즐기는 문화도시의 조성’을 구정 목표의 하나로 정한 박래헌 영통구청장이 영통청명단오제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은 만큼, 이번 단오제는 어느 때보다 풍성한 문화 행사로 가득 채워질 전망이다.
이제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를 기다리며, 전통의 복원에서 문화 향유의 장으로 새롭게 비상하고 있는 ‘영통청명단오제’의 모든 것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야기의 시작 ‘느티나무’
도시가 개발되기 이전 자연부락 상태에서 해마다 마을 사람들이 큰 느티나무 밑에 모여 산신제 등 제례의식을 갖고 마을축제를 열었다는 기록과 증언을 계기로 영통청명단오제는 시작됐다. 느티나무 아래에서 제단을 차렸던 당산제를 복원해 소통과 화합의 장으로 만든 것이 영통청명단오제이기 때문에 나무의 존재는 큰 의미를 갖는다.
당산제의 제단역할을 하는 이 느티나무는 수령(樹齡)이 500년 이상으로 추정되고,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됐다. 나무의 높이는 23m에 이르고, 가슴 높이에서 측정한 둘레는 8.2m다. 1790년(조선 정조 14년) 수원화성을 축조할 때 나뭇가지를 잘라 서까래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무렵 나무가 구렁이 울음소리를 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지난해 산림청은 전국 보호수 1만 4천여주 중 으뜸 보호수 100선을 선정해 보호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가 있는 보호수’를 발간했고, 이 영통 느티나무가 표지를 장식했다.
500년 이상을 뿌리내리고 있는 동안 베어질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마을의 유지(有志)가 사비를 털어 지켜내고, 이후 마을 주민들의 지속적인 보호와 관리를 받아, 현재까지 주민들의 쉼터가 되고 성대한 마을축제의 무대가 되고 있다.

옹이 없는 나무는 없다
오래전부터 지역주민들의 연중무병과 평온무사를 빌던 제사(祭祀)가 영통청명단오제로 이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제례의식을 갖고 마을축제를 열던 전통이 약 1998년까지 이어지다가 5~6년간 중단되는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 급격한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1994년부터 영통·영덕지구 신시가지가 형성되고 타지역 사람들이 대거 유입됐다. 그에 따라 지역토박이들이 감소해, 토박이와 이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끼던 주민일부와 영통1동사무소 관계자들이 2005년, 마을 전통의 복원에 나섰다. 결국 그해 부활한 단오제는 어른과 어린이 누구 할 것 없이 2000여명이 참여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축소 개최되고, 2015년 메르스 확산으로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지만, 2016년 제11회 영통청명단오제는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 전통을 계승하고 매탄, 영통, 광교 지역 주민들 모두가 하나가 되는 화합의 마당으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과거와 현재의 대화
영통청명단오제는 오전 7시 청명산 약수터에서 단오제보존위원회 제례위원들이 지내는 산신제로 시작된다. 헌관과 집례, 축관, 감찰 각 1명씩과 집사 5명, 제수 3명으로 구성된 12명의 제례위원이 경건하게 산신제를 올린다.
산에서 내려와 개막공연과 개막식 등 의식행사를 진행한 후 오전 10시부터는 단오어린이공원 느티나무 앞에 제단을 차리고 전문 전통의례가의 안내에 따라 주민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당산제를 올린다.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 집례, 축관, 감찰 각 1명씩과 집사 5명, 제수 3명으로 구성된 14명의 제례위원이 제향을 올리고, 참가한 주민들이 함께 제례음식을 나누어 먹고 헌주를 하며 소원을 빈다.
이 모든 의식은 영통청명단오제 보존위원회가 일제의 식민지배하에 끊긴 제향의 명맥을 전통제례의 원형에 근접하게 되살리기 위해 당산제향을 고증하고 의식을 복원해 직접 실행에 옮기며 고군분투한 결과물이다.
그 후에는 그네뛰기, 윷놀이, 팔씨름, 새끼꼬기, 제기차기 등 전통민속경기가 이어져 우리의 정겨운 옛 단오 풍경이 재현된다. 단오의 상징적인 민속경기로 씨름이 빠질 수 없는데, 영통청명단오제에서는 수원시 씨름협회 소속 선수들이 전문적인 씨름 기술을 선보이며 단오의 정취를 한껏 고취시킨다.
제례의식과 민속경기의 재현을 통한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젊은 세대에게는 잊혀가는 우리 것을 배우고, 어르신들에게는 옛 추억의 향수를 떠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주민이 만드는 축제
‘체험한마당’에는 주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체험활동들이 다채롭게 준비된다. 창포물에 머리감기, 소달구지 여행, 단오날 소원빌기, 천연염색 손수건 만들기, 단오부채 가훈쓰기, 봉숭아 물들이기, 떡메치기, 상쇠·상모놀이 등 8개의 체험부스를 운영한다. 특히 상쇠·상모놀이는 다문화가정이 참여해,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해보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각 동의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수강생들과 동아리가 준비한 공연으로 구성되는 ‘주민화합의 장’은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다. 오랜시간 실력을 갈고 닦은 공연 참가자들이 전통민요, 한국무용, 사물놀이 등으로 우리의 옛 가락과 멋을 뽐내고, 스포츠댄스, 밸리댄스, 라인댄스 등 각종 흥겨운 댄스공연을 선보여 관람객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절정을 이룬다.
‘주민화합의 장’ 공연 전에 주민들의 눈과 귀를 모아 소통과 화합의 한마당으로 이끄는 역할은 ‘정조대왕 능행차’가 담당한다. 정조대왕 행렬은 홈플러스 영통점에서 단오어린이공원까지의 구간에서 정조대왕 능행차를 완벽히 재현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행사장으로 향하게 할 것이다.

누구나 쉽게 즐기고 누리는 문화
이번 단오제에서 새롭게 눈에 띄는 문화행사는 ‘창작시 전시’이다. 영통 느티나무를 주제로 실력있는 작가들의 창작시를 기부받아 행사장 내에 전시할 예정이다. 이 전시는 주민들이 수준 높은 문학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됨은 물론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예술인의 눈을 통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창작시 전시 뿐 아니라 수원미술협회 수원지부에서 제공하는 미술작품의 전시와  ‘고물이 보물이다’라는 주제로 주민들이 제공하는 골동품, 고화, 고서 등의 전시도 이루어져 관람객들이 마치 작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한 듯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이 미술품·골동품 등은 판매도 겸하고 있어, 관람객들이 예술작품을 구입·소장해 가까운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도 있다.
풍물단과 한국고전명인, 수원시 실버합창단의 공연 등 품격있는 문화공연도 준비된다.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먹거리
본행사 하루 전 저녁 6시부터 열리는 전야행사는 주민들이 즐기며 소통하는 문화의 향연으로 꾸며진다. 초대가수의 축하공연과 시민들의 현장 인터뷰로 단오제 전야의 축제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를 예정이다.
‘먹거리 장터’에서는 잔치국수, 빈대떡, 두부김치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한다.
행사장 주변 도로에서는 ‘차 없는 거리’가 운영돼 ‘풍물장’과 ‘컬링체험’, ‘나눔장터’ 등이 열린다. 자매결연 지역의 특산물을 판매하는 ‘풍물장’은 버섯, 쌀, 참기름 등 신선하고 맛좋은 특산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매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컬링 체험’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최대 인기 종목이었던 컬링에 도전해 볼 수 있도록 꾸며져,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벤트 중의 하나이다.

더 큰 축제, 모두의 축제로
지난 3월 15일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영통청명단오제추진위원단은 지역 전통문화 계승에 관심이 있는 주민과 관련 전문가로 구성됐다.
추진위는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4개 분과로 나누었다. 기획운영분과는 행사 프로그램의 계획과 준비, 행사진행 등을 맡고, 홍보분과는 언론홍보와 영상·사진기록 등을, 역사문화보존분과는 향토사·민속문화자료 수집, 문화재 지정에 관한 업무 등을, 전승기록분과는 백서 제작을 위한 자료정리, 여론조사 등을 맡아 추진한다.
오는 6월 15일 전야행사와 16일 본행사로 올해의 영통청명단오제는 막이 내리지만 추진위원단의 활동은 끝이 아니다. 단오제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같은 달 20일 중요무형문화재인 ‘강릉단오제’에 벤치마킹 차 방문하기로 한 추진위원단의 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추진위원단은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의 성공적인 개최와 더불어 국가 무형문화재 등재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역사문화보존분과 위원들을 주축으로 문화재지정 평가지표별 대응방안 마련을 모색해 문화재지정 심의·평가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민속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해 고증자료를 발굴·수집하고, 단오제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립할 예정이며, 단오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모든 기록을 담은 ‘영통청명단오제 백서(가제)’도 발간할 계획이다.
지역축제를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축제로 도약할 영통청명단오제, 수백년의 세월을 거슬러 과거와 현대가 만나는 그 축제의 장에서 모두가 소통하고 공감하며 하나 되는 순간을 함께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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