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 지자체 일부 돼지열병 방역초소 폐쇄… 예산부담 줄어
방역당국의 조급증으로 예측실패·사후처리 미흡은 아쉬움 남겨

우리나라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견된 장소와 시점을 놓고 볼 때 현재 처리기준은 그야 말로 전광석화와 같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중국은 돼지의 50%가 죽거나 살처분 됐다.

중국의 돼지 양돈현황은 2018년 3월 기준, 4억4060만 마리로 세계의 돼지 양돈숫자인 7억6905만 마리의 57.3%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세계돼지의 30%정도가 중국에서 죽어나간 것이다. 그리고 한 술 더 떠 북한은 아예 돼지가 없는 나라가 됐다. 그 말은 ‘주민들에게는 고기가 없는 세상’이란 말과 같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해서 퍼진 현황을 보면 아프리카가 발병지로 현재 가나, 나미비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탄자니아, 콩고, 중앙아프리카, 케냐 등 중·남부 아프리카 29개국이며 유럽은 라트비아, 러시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체코, 헝가리, 폴란드, 이탈리아(사르디나아섬) 등 15개국으로 발병국이 거의 구 동구권에 위치한다. 아시아는 중국에 이어 북한을 휩쓸고 남쪽인 대한민국까지 내려온 상태다.

인접국인 중국은 지난해 8월 1일 요녕성 선양시에서 임상증상 및 폐사 확인으로 3일 확진이 되었고 허난성 정저우시에서는 8월 14일 임상증상 및 폐사확인 후 16일 확진이 되었다. 이어 장쑤성 렌윈강시에서 8월 15일 임상증상 및 폐사가 확인되어 19일 확진판정을 내린바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2억 마리이상의 돼지가 죽어나갔다.

북한은 지난 5월 25일 자강도 우시군에서 확진판정이 났고 극도로 폐쇄국가인 탓에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북한전역에 돼지가 사라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9월 17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며 그간의 처리과정이 세계전역의 발병 국에 비해 가히 전광석화와 같다는 말이 나왔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란 돼지와 야생멧돼지에 발생하는 치명적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전파성이 강하고 치사율이 거의 100%에 가깝다. 안타깝게도 현재로선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사람의 인체에는 감염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발생원인은 감염된 돼지가 옮기는 일차적 원인과 감염된 돼지의 가공물을 통해 2차감염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잔반(남아있는 음식물)이 돼지에게 급여되거나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서도 발생하며 농장관계자들이 발병 국으로의 해외여행을 통해서 전염 물을 들여올 수도 있다.

 

경기북부 373.463마리, 인천·강화도, 4만3천마리 신속처리
소규모농가 양돈농장도 99%처리, 당국 야생멧돼지포획총력
9번째 발병일인 지난10월9일 연천군 신서면 농장이 마지막
고온가열 파쇄처리기법인 렌더링에서 매몰처리 선회 아쉬움
급속확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속처리에 따른 사후대책미흡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치료제개발 안돼 현재속수무책상태
전 세계 돼지양돈 58%차지하는 중국, 절반 죽거나 살 처분
북한은 ‘아예 돼지 없는 나라’ 주민들에게는 고기 없는 세상

우리나라로 돼지열병이 들어온 경로는 최근 강력한 태풍이 수차례 발생함에 따라 북한과 접경지역에 있는 임진강을 통해서 감염된 멧돼지 등이 폐사해 떠내려 오면서 한강유역인 경기북부지역인 파주시로 전파됐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주요임상증상으로는 돼지들이 활동성이 줄고 한데 겹쳐있으며 외피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귀에 점상출혈소견을 보이며 비강의 출혈과 혈액성 점액성 거품이 있는 비강의 분비물을 발견 할 수 있다. 또한 피부가 충출혈을 일으키며 사지 말단부 및 복부에 발적 및 출혈 증상이 나타난다. 일단 감염이 된 돼지는 호흡이 곤란해보이고 식욕을 잃어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으며 비틀거리는 행동과 침울한 표정으로 급사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월 16일, 경기도 파주 연다산 동(2,450두)에서 발생했고 17일 확진이 됐으며 다음 날인 17일에는 연천군 백학면(4,732두)에서 발생, 18일 날 확진이 된바 있다. 또한 5일이 지난 23일에는 김포시 통진읍(1,800두)에서 신고가 들어왔고 당일 확진판정이 떨어졌다.

11월 11일 현재 파악된 발생현황은 경기도가 9건(파주5, 연천2, 김포2)이며 전국은 14건(경기9, 인천5)건이다. 경기도의 세부내역을 보면 파주5건(연다산동9.16/적성면9.23/파평면 10.1/적성면10.1/문산읍10.2)이며연천은 2건(백학면9.17/신서면10.9)이고김포2건(통진읍9.23, 10.2)등 이다.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가 검출 된 것은 모두 20건(연천8,파주5, 철원7)이다.

살 처분 현황은 3㎞내의 방역대 농가 56곳, 11만1천320마리가 살 처분 됐고 방역대 바깥지역의 농가, 151곳에서는 26만2천143마리의 돼지가 수매 내지 도태를 시켰다.

인천강화에서도 농가 39곳에서 4만3천602마리가 살 처분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경인지역 4개 시·군, 246개 농장에서 사육중인 41만7천65마리를 모두 처리해 모든 양돈농장이 깨끗이 비워진 상태다. 이어 영세적으로 소규모농가나 기타 취약지역의 농가가 사육한 돼지도 99%까지 처리된 상태라고 한다.

결국 아프리카돼지열병은 9번째 발병일인 지난 10월9일 연천군 신서면 농장을 끝으로 현재까지 추가발병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야생멧돼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은 현재까지 계속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발병확인 된 사례는 모두 23건(강원철원9건, 연천8건, 파주6건)이다.

이에 도는 야생멧돼지를 통한 아프리카돼지열병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도 16개 시·군에 533개의 ‘포획틀’을 설치했고 4개 시·군(파주, 포천, 연천, 남양주)에는 76개의 포획트랩을 설치했다. 또한 656명의 포수들이 주축이 된 포획단을 결성, 1천616마리의 야생멧돼지를 포획·사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도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던 지역들의 축사를 모두 비우며 철저한 돼지열병의 방역은 물론 바이러스 차단과 야생멧돼지 포획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경기도의 신속한 대응과 과감한 처리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한 달 넘게 추가발병을 멈추자 경기남부 일부지역의 일부 방역초소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안성시의 경우 그동안 운영해오던 137곳의 농장초소를 지난 11일 오후에 모두 폐쇄했고 거점초소 3곳과 이동통제초소2곳과 조류인플루엔자초소(AI)12곳만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 이동통제초소는 추가설치를 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로인한 인건비와 운영경비 등 관련예산이 대폭 줄어들게 됨에 따라 한 숨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평택시 또한 38곳의 농장초소를 모두 폐쇄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거점초소 2곳만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했다. 

경기도는 그동안 초소 1곳당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50만원이 넘는 인건비가 소요됐었다고 밝히며 이번 방역초소들의 폐쇄로 한 달에 평균적으로 적게는 110억 원에서 많게는 140억 원까지 인건비가 절감됐고 또한 살 처분과 수매, 도태처리를 통한 비용이 1천억 원에 달했다며 장기적으로 이 사태가 번졌을 경우 지자체와 정부의 예산타격이 상당했을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신속한 대응으로 경기남부지자체의 방역초소 폐쇄로 인한 예산절감의 긍정적 효과도 가져왔지만 반면 아쉬운 점은 방역당국의 조급한 사후처리 대책과 결과 예측실패로 인해 환경적으로 커다란 물의가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살 처분된 돼지사체는 일반적으로 고온가열해서 파쇄 하는 ‘렌더링처리방식’이 가장 이상적이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급속한 확산으로 두려움을 느낀 방역당국이 렌더링방식에서 매몰로 처리방식을 바꾸면서 매몰이 안 된 돼지사체의 피가 하천으로 흘러들었고 매몰이 진행된 돼지사체에서도 침출수가 발생, 엄청나게 경기북부의 환경을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한편 렌더링처리방식으로 경기북부에서 하루에 소화 할 수 있는 돼지사체는 6,000마리를 넘기지 못하는 상태에서 훨씬 더 많이 넘쳐나는 사체를 감당하지 못하고 민통선 안에 매몰처리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 중 경기도나 지자체가 방역당국에 돼지사체에 대한 처분과 매몰 지를 계속해서 문의했으나 방역당국은 이렇다 할 대안을 내지 못한 상태에서 지자체가 고육지책으로 국방부나 군부대와 협의해 급하게 협조를 받아 돼지사체처리를 매몰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경기도의 신속하고 발 빠른 대응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경기도 북부에서 차단시키는 등 빛을 발했지만 농림부나 방역당국의 조급증으로 인해 효율적인 사후처리의 부재로 심각한 침출수 발생 등 심각한 환경문제가 대두되며 커다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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