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과 고객의 공간인 ‘애(愛)누리 정자시장 고객센터’가 있습니다 ”

잘 정돈된 고객주차장과 고객쉼터 ‘자랑’
주민과 함께 척사대회 연중 축제로 자리
매월 2·4째주 차없는 거리에 시민 협조를
대형쇼핑몰-전통시장 상생의 해법 필요

이재범 정자애누리시장 상인회장
이재범 정자애누리시장 상인회장

정자시장의 건물이 깔끔하다. 주차장도 널찍하고 우리를 맞이하는 인물들인 매니저 역시 깔끔하다. 정자시장의 첫 인상은 깔끔함으로 시작됐다. 약속시간보다 10여분 이른 방문으로 매니저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카메라를 조립하고 있을 때 이재범 정자시장 상인회장이 사무실로 들어섰다.

점퍼타입으로 활동성이 물씬 풍기는 복장이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반듯하게 각이 잡힌 모습이었다. 이재범 정자시장 상인회장은 조암에서 태어나서 고교졸업 후 수원으로 올라와 공직생활을 시작, 경기도청 문서계에서 근무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고 탁월한 업무처리 능력에 매료된 직속 상관인 계장이 제대 후 다시 도청에 복직해줄 것을 강력하게 희망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군대도 엄격하게 틀이 잡히지 않으면 갈수 없는 종류의 군복무를 마친 후 경기도청으로의 복직 대신 활동적이고 창의적인 직장생활을 위해 ‘금호전기’에 입사, 1년 정도 근무를 했고 ‘삼성코닝’으로 옮겨 3년 정도 더 직장생활을 했다고 했다.

두 직장 다 반듯한 직장이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 당시 집안의 형님이 양계와 육계 쪽의 사업을 하시며 도움을 청해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동업으로 사업을 시작, 5년 후 형님이 돌아가시면서 자연스럽게 단독 경영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30년 넘게 같은 길을 걸어오고 있다고 했다.

그 당시는 치킨 집 등 육계 수요가 많아 장사가 정말 잘됐고 어떻게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단지 어려움이 있다면 야간에 닭을 잡는 일이 무척 힘이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그렇게 정자시장에 둥지를 틀고 사비로 정자축구회를 만들어 상인들과 호흡을 맞추며 시장발전에 힘쓰고 있을 때  2009년 정자시장이 인정시장으로 등록되었고 다양한 친목활동을 통해 더욱 더 결속력을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2010년부터는 공식적으로 상인회장직을 맡아 정자시장을 선두에서 이끌며 오늘 까지 탁월한 지도력으로 정자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재범 정자시장 상인회장은 무언가 모르게 포스가 남다르다. 강하고 사내다우면서 섬세하다.

그리고 흔히 “카리스마가 넘친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모습이다. 그동안 상인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숨도 안 쉬고 대답한다. “시장의 현대화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잘 정리된 주차장과 넓고 깨끗한 고객쉼터, 그리고 교육장 등의 건립은 정말로 자랑스럽고 보람이 있다”고 했다.

힘든 부분이 있다면 경기침체로 인해 상인들 대부분이 가족경영이나 단독경영을 하다 보니 체계적인 교육이나 모임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점이라고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점차 개선이 이루어지고 경기가 활성화되면 보다 적극적인 상인들의 참여가 이루어 질것이라고 낙관했다.

정자시장은 BI(브랜드 이미지)작업이 잘 이루어진 시장 중 한곳이다. 깔끔한 외관 이미지 만큼 디자인이 세련돼 방문하는 고객들이 상쾌한 기분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인 것 같다. 그리고 ‘사랑愛(애)’자를 붙여 3년 전부터 “애누리 정자시장”이란 상호를 쓴다고 했다. 이재범 상인회장은 말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로 애누리를 많이 해주고 있다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연중하는 행사로는 ‘척사대회’가 있는데 수원에서 꽤 유명해 해마다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함께 즐기고 있다고 했다. 결혼은 금호전기에 다닐 때 친구의 중매로 만났고 원천 유원지에서 배를 타고 데이트를 즐기며 사랑을 쌓아 결혼에 성공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두었고 지금은 모두 출가해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며 화목하게 살아주고 있어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고 했다. 이재범 회장은 자녀교육의 스타일이 좀 특이했다. 공부를 하려면 잘하고 아니면 하지 말고 일찌감치 딴 일을 하라는 스타일이다. 다행히 자녀들이 자기의 뜻을 이해하고 잘 따라주어 지금 모두 안정된 삶을 사는 것에 대해 몹시도 흡족해 하는 모습이다.

큰아들이 SK에 근무하고 작은 아들은 공무원으로 화성시청에 근무한다고 했다. 인터뷰 도중 부러운 생각이 드는 것은 흔치 않았지만 솔직히 속으로 몹시 부러웠다. 10년 동안의 장기 상인회장직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엔 처음 맡았을 땐 할 일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최소한 상인회를 조직해 운영하려면 최소한의 경비도 필요했고 그래서 회비를 걷기 시작해 정착을 시켰고 어느 정도 기초를 잡아 놓은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재범 상인회장은 지금 상인들 중 자신보다 훨씬 유능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아 빨리 물려주고 싶다는 진지한 표현을 하기도 했다.

이재범 정자시장 상인회장은 인터뷰 내내 막힘이 없었다. 언론과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통시장의 고정란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해 정말 남다른 시각과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끝으로 삶의 스타일을 묻는 질문엔 간단하고 명쾌한 답변이 흘렀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 입니다.” 어떤 백 마디 말보다 간단하고 훌륭했다. 이재범 회장의 마지막 말이 오래오래 즐거운 여운을 준다. “난 지금까지 즐기며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공자가 그랬던가! 아무리 고수라도 즐기는 사람은 당할 수 없다고 한 말이 있다.

참으로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나이란 생각이 강하게 드는 부러운 인터뷰였다.

“노력해서 배우고 아는 것도 좋지만 그 으뜸은 말없이 즐기는 사람이다. 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자왈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


▲ 정자애누리시장과 회장님과 인연이 있다면?
-군 제대 후 수원에서 금호전기와 삼성코닝 등 몇 군데 대기업직장을 다녔지만 형님의 권유로 육계를 취급하는 사업을 권유해 동업으로 시작하며 정자시장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해서 시장상인들과 축구회도 만들고 적극적으로 상인들과 친하게 되었고 단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니 정자시장이 저에겐 모든 것이 되었답니다.


▲ 애누리 정자시장 고객센터란?
-애누리 정자시장 고객센터는 상인과 주민들의 공유의 공간이며 정자시장의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계단입니다. 상인들에게는 교육의 장이 되고 있으며 주민들의 문화 공간과 쉼터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자시장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열린 공간으로서 사랑받는 고객센터가 될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정자애누리시장의 상인들과 친목을 다지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시장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 상인들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전통시장의 가치를 함께 다지면서 고객들을 맞이하기 때문에 상인들 간의 갈등은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그대로 전달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므로 상인들의 친목은 대화와 협력의 방법으로 다지고 있습니다. 고객의 소리와 상인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상인회가 존재하고 있고 갈등을 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애누리 정자시장 척사대회가 시민들에게 인기가 좋은 이유는?
-시장에서 열리는 행사는 지역주민이 중심에 있습니다.  정자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과 함께 1년 동안의 평안을 바라는 공동의 목적과 염원을 둔 척사대회이므로 정자시장의 상인들이 함께 상품을 준비하고 음식을 만들어 다 함께 축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도 척사대회를 기대하고 즐겁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 라온경제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실시한 전통시장 체험학교 ‘청시탐탐’ 이란?
-수원시에 있는 시장을 돌며 경제활동을 체험해보는 ‘청시탐탐’ 프로그램을 정자시장에서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아이들이 정자시장을 돌아보며 물건을 사보는 체험을 화폐와 경제에 대해서 알아보는 경험이었고 전통시장의 특성까지 경험하는 값진 체험이었습니다.


▲ 정자애누리시장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정자시장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교통문제입니다. 공영주차장을 운영해 고객들의 접근성을 해소하고 있지만 메인 통로가 차들의 운행으로 장을 보고 있는 고객들에게 위험적은 요소를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달 둘째 주 넷째 주 일요일에는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하려고 합니다. 이에 수원시와 지역주민의 협조를 바랍니다.


▲ 대형쇼핑몰과 상생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소비자의 욕구는 전통시장만이 갖고 있는 가치와 대형쇼핑몰의 편리성 등 쇼핑몰의 특성까지 추구하고 있습니다. 즉 쇼핑몰과 전통시장의 소비자의 형태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형쇼핑몰과 전통시장은 ‘상생’의 방법을 모색해야합니다. 서로 고객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대화로 소통하고 협의한다면 지역사회의 발전까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회장님만의 좌우명이 있다면?
-저의 좌우명은 ‘주민과 고객들의 합작품의 정자시장을 만들자’입니다.  고객들에게 정자시장은 생활의 한부분이며 , 상인들에게는 정자시장이 삶의 현장입니다. 저 또한 시민으로서 상인회장으로서 고객들에게는 즐거운 소비와 상인들에게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새수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