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종합시장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시민의 전통시장 ”

상인의 화합·단결 이끌어낼때 가장 보람
전통시장 주변 대형쇼핑몰 출현 제한해야
전통시장도 틈세시장 공략 등 자구책 필요
“권선시장 족발집 골목 언제든 찾아오세요”

김석준 권선종합시장 상인회장
김석준 권선종합시장 상인회장

권선종합시장 초입에서 정확한 사무실 위치를 묻기 위해 대담을 담당하는 편집장이 상인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가 신앙심이 깊은 종교인의 인자한 목소리처럼 편안하고 푸근하게 들려왔다. 길안내에 대한 통화를 마치는 순간 본지 김인종 편집장이 차분한 음성으로 “이분은 마치 목사님 같이 상냥하고 친절하시네“ 란 애드립이 묘하게 분위기를 살린다. 

잠시 후 주차장 초입까지 나와 마중을 하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말쑥한 사나이가 안내를 한다. 김석준 권선종합시장상인회장이다. 얼굴가득 미소 띤 모습에서 왠지 모를 친근함이 한껏 피어난다. 잠시 후 인터뷰가 시작되고 나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아니나 다를까 신앙심이 몹시 깊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

편집장의 직감이 미아리에 돗자리를 깔 수준이었다. 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시작한 권선종합시장 김석준 상인회장의 삶의 질곡은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 어릴 적 경남거창에서 서울로 올라와 성장기를 거쳤고 청계천에서 신발도매업에 종사하며 수원에 많은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었다고 했다.

수원의 거래처로는 권선종합시장, 연무시장, 화서시장, 역전시장 등으로 수원에서 폭넓게 사업을 진행했었다고 했다. 사업이 번성하며 부산에 신발공장을 세워 함께 운영했지만 사업실패로 파산상태가 되었고 그로인해 삶의 가장 힘든 부분을 겪었다고 했다.

힘든 시기의 초입에서 고등학교 동창이며 권선시장입구에서 ‘권선신발’점포를 운영하는 친구의 권유로 그곳에서 종업원 생활을 영위하던 중 목사님 소개로 권선종합시장 내에서 ‘광자족발’을 운영하던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가을이란 계절이 중간을 넘어 갈 무렵, 가게영업이 끝난 오후11시 즈음에 아내와 근처 놀이터에서 만나 프로포즈를 했다고 했다.

준비한 물건은 당시 기온이 쌀쌀함을 감안해 따뜻한 ‘두유와 쿠키’를 준비해 선물을 했고 한 달 후에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참으로 소박하고 진솔한 인물같이 느껴졌다. 그런 모습에 반해 지금의 아내가 감동을 받았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후 친구의 신발가게를 나와 아내와 지금의 ‘광자족발’을 키웠다고 했다. 당시는 사회적으로 경제가 침체기 였고 권선종합시장도 주위에 삼각으로 포진한 대형쇼핑몰들에 밀려 매출이 저조한 시절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내와 둘이 진솔하게 신앙생활을 하며 최선을 다해 가게를 운영한 결과 지금은 1년에 15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점포로 성장시킨 저력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권선종합시장의 가장 시급한 문제였던 시장 내 시설의 현대화와 불법정비 물 등이 상인들 간의 화합과 소통이 부족한 관계로 자꾸 지연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했다. 근본 원인은 상인들 각자의 입장 차이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었고 그런 불협화음들이 결국 권선종합시장 전 회장의 사퇴까지 불러온 상황이 되었다고 했다.

해서 후임으로 상인회장직에 오른 김석준 회장은 오로지 상인들의 발전과 단합을 위해 상인들의 입장에서서 그들의 요구를 자신이 할 수 있는 가능한 선에서 들어주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그 결과 상인들이 자신을 믿고 따르게 되면서 드디어 그렇게 불가능해 보였던 소통과 화합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 결과로 권선종합시장의 현대화작업에 박차를 가 할 수 있었고 지금은 그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내년 3월이면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했다.

시급한 시장 내 아케이트(비가림막) 설치와 시설정비 등이 질서있게 정리되고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처음에 시장상인들의 요구를 가급적이면 들어주려는 자신을 아내는 걱정하고 만류도 했지만 결국 아내가 도와서 오늘날의 자신이 있다고 했다.

지금 아내는 시장 일보다는 신앙생활에 적극적이며 자신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간 권선종합시장의 상인회장을 맡아오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점을 묻자 잠시 뜸을 들이던 김석준 회장은 사업이 망했을 때보다 상인들의 화합과 단결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할 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했다.

역시 가장 보람있는 시기도 역시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준 상인들이 늘어나 순조롭게 권선종합시장의 시설현대화가 진행되고 상인회가 활성화되며 권선종합시장에 활기가 돌때라고 망설임 없이 표현했다.

현재 권선종합시장의 어려운 점을 묻자 대부분 전통시장은 1차 식품(야채, 과일, 생선 등)이 많은 법인데 권선종합시장은 바로 주위에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자리하고 홈플러스, 갤러리아, 이마트 등 대형쇼핑몰과 유통몰이 삼각편대로 포위하고 있어 매출을 올리는 데 엄청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해서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먹거리를 개발했고 먹거리 기호식품 대명사인 ‘족발’로 수원의 대표지역 음식을 만들며 나름의 타개책을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끝으로 자신만의 삶의 좌우명을 묻는 질문엔 서슴없이 “남을 돌아보는 것”이라고 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뜻이다. 인간이 듣기 좋은 말, 즉 수사로 흔히 쓰는 말이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말이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선 첫째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으면 절대로 실천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긴 시간동안의 인터뷰를 통해 일관되게 느낀 점은 김석준 회장의 ‘배려심’이었다. 처음엔 주차장으로 마중을 나왔고 시장을 돌며 현장 촬영을 할 때 시장을 찾은 고객들과 상인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너무 자연스러워 진심을 의심할 수가 없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돌아가는 본지 일행을 주차장 입구 주차소까지 나와 배웅을 한다. 고맙고 미안하기도 했다. 필자의 뇌리에 정착되는 생각은 인터뷰 내내 김석준 상인회장의 군더더기가 없는 소박함과 진실함이었다. 참으로 인간 냄새가 물씬한 참으로 인간적인 인터뷰였다.  돌아오는 와중 김석준 권선종합시장상인회장이 풍성하게 전해준 행복바이러스로 사는 게 살짝 즐거워지고 있었다.    


▲ 회장님과 권선시장이 인연을 맺게 된 동기는?
-신발 도매사업 시 주 거래처가 수원, 안양, 성남 등 경기도 지역에서 수도권 쪽으로 가까운 쪽에 거래처가 많았고 주로 수원에 물량이 큰 거래처가 많았답니다. 특히 권선시장 등이 주 거래처였기에 자연스럽게 자주 왕래를 하며 많은 상가 점주님들과 인연이 맺어졌고 특히 고등학교 동창도 권선시장에서 신발을 취급하는 점포를 해서 권선시장과는 많은 인연이 생겨났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권선종합시장의 상인회장이란 중책을 맡으면서 느낀 소감은?
-상인회장의 자리는 직책의 자리가 아니라 봉사하며 섬기는 자리가 더 맞다고 생각됩니다. 시간을 투자하고 시장사업과 관계된 이들과 만나고 각종 행사 및 지역사회의 축제 등에 참석하기 위해 본업인 사업이 많이 힘이 들 때가 있습니다. 특히 사회전반의 경기가 안 좋아 시장의 매출이 저조하거나 상가사장님들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질수록 더욱 힘을 내어 상가 발전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는 어려움이 항상 뒤따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은 섬기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되어 회장의 직책은 봉사와 섬김의 자리다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명감과 희생정신 또한 상인회장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 권선종합시장이 권선구에 유일한 종합시장인 이유는?
-권선종합시장은 수원 22개 전통시장 중 주변에 가장 많은 주택가가 밀집된 지역으로 이동인구가 많아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된 시장입니다. 필요에 의해 계획적으로 조성한 시장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사람냄새가 ‘풀풀’나는 시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연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상인들 간의 우애가 돈독하고 고객을 대하는 마음이 진실하고 선량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권선구 유일한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권선시장의 서민갑부 ‘신영떡집’ 정미당이란?
-어느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성공 신화의 창조를 만들 수 있는 모델이라고 사료됩니다. 신영떡집 ‘정미당’은 그런 본보기를 훌륭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보여 집니다.

말 그대로 서민갑부가 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3가지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성실과 노력, 둘째가 좋은 품질, 그리고 진실을 다한 친절이 없으면 서민갑부를 절대로 이루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시장에서의 열심과 노력,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값진 결과의 모습이 아닐까요? 서민갑부의 ‘정미당’이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또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가장 바람직한 상생 방안이라면?
상생이라는 것은 서로가 살아야한다는 뜻인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모습입니다.

기업의 절대적인 자금력으로 상권의 70%이상을 독점하고 취급할 수 있는 모든 품목을 취급하는 대형마트 앞에 전통시장은 버티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부의 정책도 문제이지만 앞으로는 대형마트의 출현을 가급적 제안하고 상품의 가격을 어느 프로테이지 안에서 활용하게 하며 통큰세일 등 업자의 힘을 이용한 세일을 점차 둔화시키면서 품목을 정해 판매하게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통시장도 대형마트나 쇼핑몰들이 할 수 없는 그들만의 장점과 틈새시장을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고 고객과 시민들의 곁으로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 권선종합시장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시설현대화사업을 앞두고 있는 시기인 만큼 아무쪼록 아무 사고 없이 이 사업이 잘 마무리 되고 앞으로 여러 가지 사업들을 권선종합시장에 접목시켜 지속적인 성장 동력 컨텐츠를 개발해 자생력을 높이고 고객이 찾아주는 그런 ‘신바람’ 나는 시장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적으로 시급한 것은 노후 된 시설물과 낙후된 부속물 등 재건축을 할 수 없는 입장에선 리모델링을 통해 최대한의 현대화 작업이 필요하고 그를 위해 시와 함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수원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금까지 전통시장을 위한 지원도 많았지만 공무원들의 전통시장 이용 및 기업들의 의무적인 전통시장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수원시 산하 기관들도 전통시장의 이용을 의무화하여 월 1~ 2회 정도는 전통시장을 찾아 매출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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