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커 속의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비이커 안에 든 개구리에게 뜨거운 물을 한꺼번에 부으면 개구리는 살기 위해 비이커 속을 뛰쳐나온다.
하지만 미지근한 물을 서서히 부으면 개구리는 위기상황을 감지하지 못하고 느긋하게 있다가 호흡곤란으로 서서히 죽어간다는 말이다.
대기의 질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의 지구가 딱 그런 현상이다.
초미세먼지란 괴물이 인간들을 서서히 죽이고 있다. 우리가 보낸 어린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지금은 버젓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모든 것은 인간의 교만과 이기심에서 초래했고 지구라는 생명체는 그 반격을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지구는 45억 년 동안 5번, 생명체의 멸종이 있었다고 한다. 제5멸종의 주인공들은 쥐라기의 공룡들 이었을 것이다. 지구와 운석의 충돌이 불러온 빙하기로 인한 멸종이라고 알고 있다. 제6의 멸종은 빙하기가 아닌 지구온난화가 불러올 것이라고 많은 물리학자와 기상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다.
전초 현상으로 북극의 빙하가 사라지고 북극곰이 멸종리스트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곤충들이 사라지고 있다. 어느 곤충학자가 한 말이 있다. 벌이 살지 못하는 지구에선 인간도 살수 없다고 한다.
벌들이 사라지며 인공수정이 과실을 맺기 위한 대표수단이 된 지 오래다. 어느 생물학자는 이런 말도 했다.
인간이 존재하기 위해선 지구가 필요하지만 지구가 살아남기 위해선 인간이란 종을 말살해야 한다고 했다.
 섬뜩하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종은 지구와 공생을 한다. 자연계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인간만이 지구를 해치면서 산다.
오죽하면 인간을 지구라는 숙주를 해치고 서서히 같이 자멸하는 기생충이라고 표현했다. 너무나 기막히게 들어맞는 말이다.
제일먼저 파괴되는 것이 大地(대지)고, 그 다음이 大氣(대기)다. 이미 대지는 개발로 거의 빈사상태다.
우리나라만 해도 아파트가 주거수단의 50%선을 넘고 있다. 미국의 사회·인류학자인 룸비니와 프랑스의 졸라조 교수가 한말이 있다.
한 국가에서 아파트가 주거수단의 20%를 넘기면 위기고 30%를 넘기면 재앙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50%를 넘기고 있으니 그냥 끝이다. 거론 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정부와 토건 족, 그리고 금융권과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수단으로 한 언론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나눠먹으며 거침없이 때려지은 결과다. 대지는 결국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에 덥혀 피부암이 걸렸다. 숨을 못 쉬는 것이다.
대지가 숨을 못 쉬면 대기도 덩달아 숨쉬기가 어렵다. 무분별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이미 몽롱한 상태가 계속되는 현상이며 머지않아 호흡이 정지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질식해 죽는다는 얘기다. 지구 자체가 화생방 훈련장 같다.
최장·최악의 미세먼지가 7일간 전국을 덮었다. 그중 수원하늘이 전국에서 가장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
지난 5일 서울이 112㎍/㎥인데 반해 수원은 200선을 돌파해 203㎍/㎥기록했다. 2015년 미세먼지기록을 측정한 이래 최고치다. 거의 더블수준이다. 정부는 달랑 마스크 착용과 외출자제만을 권장하다 추경예산을 거론하고 나섰다.
3월 5일의 창밖은 뿌옇고 도시가 회색 풍경화에 갇혀 있었다. 한 폭의 무채색 수채화를 보는 것 같았다. 수원에서 제발 숨 좀 쉬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원하늘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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