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수원신문 사설

 

분노하고 포기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을까! 예타면제사업지정을 실은 배가 떠났다고 울고만 있지 않았다.
염태영수원시장은 예타면제사업탈락의 고통을 안은 지역주민들을 달래고 정부의 모호한 판단기준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파란기와집과 관계판서대감들을 두루 찾아 사업추진을 성사시키기 위해 안경테가 휘날리도록 혼신의 힘을 다했다.
관계지역의 끗발 날리는 나리들이 침묵하거나 방조할 때 홀로 고군분투했다. 때론 색안경 너머로 보이는 정치인들의 식상한 수사도 가끔씩 연출됐지만 진심성이 훨 두꺼워 보였다.
아니 두꺼웠다. 3선 민선시장을 끝으로 어디를 갈 것이냐를 놓고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그의 의연함이 그것을 재웠다.
‘과연 재목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우연일까! 지난 8일 문재인대통령 초청 ‘전국 기초자치 단체장 오찬 간담회’에서 그의 눈부신 활약이 가히 ‘群鷄一鶴’(군계일학)이었다.
지난 1월 26일 새벽 7시 경기도 경제과학 진흥원에서 열린 기우회 월례회에 경기도를 움직이는 굵직한 오피니언들이 모두 모였다. 이 자리에 초청강사로 나선 염태영시장은 경기도와 수원의 발전을 위해 열변을 토했다. 그의 열정과 집념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苦盡甘來(고진감례)일까? 태산 같던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염시장의 완고하고 강력한 의지가 설득력 있는 논리와 함께 결실을 맺었다. 결국 경제부총리가 앞장을 섰고 국토교통부장관이 뒤를 이었다. 죽어가던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이 다시 가느다란 호흡을 시작했다. 정당성의 이유야 충분하다고 느꼈고 객관적으로나 실지로도 충분하다.
서수원지역은 종전 후 군공항이 들어서며 지난 65년간 극심한 소음피해에 시달려 왔다. 보상이란 명분하에 지역민심을 달래기엔 너무 국가가 안일하고 소홀했다.
지역발전균등화 원칙을 존중하지 않는 게 아니다. 개발이 덜 되거나 낙후된 지역을 우선적으로 삼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면엔 개발부진이나 투자회피의 미온적 피해도 중하지만 직접적으로 삶의 질이 극심하게 피해를 받는 곳이 더 우선적이라고 생각한다.
개발낙후란 삶의 편리를 놓고 따지지만 소음피해는 그 고통의 정도가 시시각각피부를 찌른다.
정부에게 일방적인 판단으로 생떼 성 어리광을 부리는 게 아니다. 서수원지역은 신분당선 호매실연장사업을 위해 십 수 년을 기다려왔고 초기 공공기관의 의도대로 5천억 원의 광역교통시설부당금을 지출했다. 그 지역 아파트 분양가에 분담을 한 것이다.
 공공기관이 약속한 것은 거의 국가가 약속한 것이나 진배없다. 살짝 사기당한 느낌이라고 그 곳 주민 모씨가 씁쓸한 미소를 섞어 비아냥댄 적도 있다.
한강을 오염시키며 둥그런 지붕아래서 권력의 단 맛을 즐기는 이들에겐 진정한 정의가 없나 보다. 아니면 힘없는 정의는 푸념이나 넋두리에 불과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중앙정부보다 더 미워지는 인물들이 여의도 둥근 지붕의 주인들이다. 수원시는 광역시나 특례시 달성을 위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비는 오고, 휴지는 없는데 떵은 마렵고, 지게 작대기는 계속 자빠지고 바지춤은 자꾸 내려가고 미치겠다.”는 나무꾼의 말이 있다. 그 나무꾼은 바로 그 도시의 수장이다. 염시장이 아닌가 싶다.
여의도도 지금은 당리당략을 떠나 나무꾼을 도울 때다. 인간은 가끔씩 뇌에 판단력이란 단어도 쑤셔넣고 살아야 한다. 그 도시의 의원나리들은 주민들이 주는 밥값을 무서워해야 한다. 누가 그 무서움을 가장 이해하고 앞장설까? 기대하지 말까? 염시장의 선전이 그래서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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