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칼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아리랑은 계속 불러가야 할 우리의 삶의 노래다. 아리랑은 밥과 김치처럼 우리들에게 아주 익숙한 노래다. 아리랑 없는 우리 민족은 상상할 수 없다. 일제 강점기에도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이 있었다. 1991년 세계탁구대회에 남북단일팀이 세계 최강 중국을 깨뜨리고 여자단체대회 우승할 때도, 2002한일월드컵에서도,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최근엔 자카르타 팔람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한이 ‘아리랑’을 응원가로 목이 터져라 불렀다. 이는 아리랑이 가진 화해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잘 들어낸 사례들이다. 스포츠 속의 아리랑은 애국가요 응원가였다. 아리랑은 체제와 이념의 벽을 넘어선 한민족 삶의 소리요 노래다. 아리랑은 남북의 문을 열어가는 통일언어로서 한데 합치기를 채찍질하는 메시지로서 살아 숨 쉰다. 88서울올림픽 입장식과 시상식의 공식음악으로도 아리랑을 연주했다.


아리랑에는 기쁨, 즐거움, 유쾌함이 담겨있다. 슬픔, 아픔, 속상함도 깃들어 있다. 달콤한 사랑의 말도 있고, 슬픔을 웃음으로 바꾸는 해학(諧謔)도 있다.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는 풍자도, 나라나 고장을 사랑하는 뜨거움 마음도, 돌아가신 부모님과 조국을 그리는 마음도 녹아 있다. 아리랑은 우리 역사의 보물창고다. 을미사변 때문에 들고 일어난 의병(義兵)들, 나라를 되찾기 위해 나선 독립투사들의 투쟁, 일제에 의해 동원된 역부들의 철로건설,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에 아리랑이 늘 함께 했다.


남북 간, 미북 간 정상의 만남으로 한반도에 평화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남과 북이 만났을  때, 다른 나라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재외국민들이 만났을 때, 다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다면 그건 오직 ‘아리랑’뿐이다. 아리랑은 우릴 하나 되게 만든다. 한민족의 가슴에 아로 새겨진 소중한 노래이기 때문이다.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는 우리 민족의 해학이 담긴 노래다. 아리랑을 대표하는 4대 아리랑에는 구성지고 느린 정선아리랑, 빠르고 흥겨운 밀양아리랑, 느리고 억양이 강한 진도아리랑, 현대에 가장 널리 불리고 있는 본조 아리랑이 있다.


수원시의 후원을 받아 수원국악협회가 주최·주관해 처음으로 ‘수원아리랑 축제’를 펼쳤다. 1일차에는 우리의 얼이요, 삶인 아리랑에 대한 소고(小考)와 아리랑의 전승사적 의미 그 정신을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2일차에는 나혜석거리 야외공연장에서 진도북놀이, 합창 수원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강강술래와 함께 창작무용 수원아리랑이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국악협회 나정희 회장은 “수원의 고유 아리랑이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해 수원국악협회 창설 6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창조민요”라면서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제5회 전국아리랑경연대회에 출전해 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 후 수원화성의 대표 관광상품인 화성어차에 ‘수원아리랑’이 흘러나와 수원을 방문하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수원아리랑을 들려줄 수 있게 됐다. 수원아리랑은 빠른 3박자 형식의 세마치 장단으로 국악인만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게 만들어졌다. 특히 젊은 감각이 들어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곡으로 완성됐다.


염태영 시장은 처음으로 개최된 수원아리랑 축제 축사를 통해 “긴 시간 아리랑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애써준 국악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구한말 미국인 선교사 헐버트가 아리랑은 한국의 쌀이다라고 했다”면서 “우리 민족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화합할 수 있는 평화의 아리랑이 한반도 전역에 울려 퍼지기를 희망하며, 수원아리랑축제가 그 출발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도시는 저마다 역사와 지역적 전통을 살려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개성 있는 도시를 지향한다. 수원아리랑은 2014년 4월 2일 SK아트리움 개관기념 공연 때 첫 선을 보였다. 올해 첫 수원아리랑 축제를 계기로 시민 모두가 애창하는 수원민요로 자리잡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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