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문화유산’ 3인의 기예전이 갖는 의미
‘살아 있는 문화유산’ 3인의 기예전이 갖는 의미
김훈동칼럼
  • 새수원신문
  • 승인 2018.10.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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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발견하는 전시가 펼쳐졌다. 경기도무형문화재 기획전 ‘3인의 기예(技藝)’다. 수원시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활동하는 3인이 처음으로 행궁길 갤러리에서 그들의 장인정신을 한껏 보여줬다. 국내 최초로 황금탱화기법을 고안해 특허까지 거머쥔 이연욱 불화장(佛畵匠), 전통 창호(窓戶)들을 제작·복원한 김순기 소목장(小木匠), 전국사찰을 돌며 수많은 단청과 벽화를 그린 김종욱 단청장(丹靑匠) 이들이 주인공이다. 3인이 모두 42점을 출품해 다양한 예술세계를 보여줬다. 이들이야말로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다. 수원의 자랑이자 문화의 앙금이다.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해 연극, 음악, 무용, 공예기술, 기타 무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우리나라의 역사성, 예술성 또는 학술상 가치가 큰 문화재를 무형문화재로 지정·보호한다. 국가에서 지정하는 중요무형문화재,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하는 시·도무형문화재로 구분된다. 무형문화재의 예능·기능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이를 그대로 실현하는 보유자와 보유자의 예능·기능을 전수받고, 전수교육보조의 역할을 수행하는 전수교육조교가 있다. 보유자로부터 3년 이상 전수교육을 받아 그 예능·기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이수자(履修者) 등으로 전승 체계를 확립하고 있다. 


수원문화재단이 기획한 3인의 기예전은 그 뜻이 깊다. 2004년에 문화재전수회관을 만들어 이를 위탁운영하고 있으나 승무·살풀이 연습실을 제외하고는 전시실과 단청작업실뿐이고 3인의 전수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가까이 이들의 예술작품을 접할 기회 역시 없었다. 우리 고장에 이런 자랑스러운 예인(藝人)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마저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의미에서도 이번 3인 기예전은 시의적절한 기획이다. 공간의 협소한 탓도 있겠지만 전시의 특성과 깊이 있는 전시를 위해 세 차례로 나눠 전시한 것도 잘 한 기획이다. 모처럼 시민들은 우리 전통의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불교장은 불교 교리를 알기 쉽게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교화용 탱화를 주로 제작하는 장인을 뜻한다. 불화는 불탑, 불상 등과 함께 불교의 신앙 대상으로 제작형태에 따라 탱화, 경화, 벽화 등으로 구분한다. 이연욱 불화장은 순금 바탕에 불화를 그리는 방법을 연구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황금탱화를 그려냈다. ‘고분살붙임’방식이라고 불리는 황금탱화기법은 15년에 걸친 연구 끝에 독창적으로 고안해 특허를 받았다. 전국 300여 사찰에 불화 5,000여 폭이 그의 손길에서 만들어졌다.


소목장은 대목장이 지은 집과 궁궐, 사찰의 내실에 사용하는 가구 및 창호 등을 제작하는 장인을 말한다. 주로 왕실과 상류층의 목가구를 제작했다. 가구와 창호가 여러 가지 형태로 변천되면서 공예품으로의 전통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김순기 소목장은 수원화성 서장대 복원공사를 시작으로 화홍문, 낙남헌, 경복궁, 윤보선과 최규하 대통령 생가, 화성행궁 풍화당, 비산청 등 셀 수 없이 많은 유적의 창호를 제작했다. 그의 장롱, 문갑, 경대 등 목공예품은 예술적 조형미가 넘친다.


단청장은 전통 목조 건축물의 천장, 기둥, 벽 위에 오방색의 기본 색채로 채색을 하고 문양과 그림을 그리는 기술을 지닌 장인을 말한다. 불교 신앙과 특수한 권위를 지닌 사찰, 궁궐 등 목조 건축물의 수명을 늘리고 장엄을 겸할 목적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김종욱 단청장은 불국사를 시작으로 경복궁, 숭례문, 통도사 등 전국의 사찰을 돌며 수많은 단청과 벽화를 그렸다. 수원화성 행궁 신풍루 단청 역시 그의 작품이다.


‘3인의 기예전’은 전통예술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큰 틀이다. 고유한 문화의 빛깔로 관람하는 시민들에게 공감을 안겨줬다. 이들 장인들은 고령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이들의 전통예술세계가 이어갈 수 있도록 수원시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세계화 물결 속에 우리 것을 소중하게 지켜 나가는 것만큼 소중한 게 없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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