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수원인문여행 특강

 

“틈은 취미를 말하기도 하고 자투리 시간을 말한다. 취미는 맛을 보기위해 달려가는 시간을 말한다. 그 틈을 잘 메꿔주면 성공의 지름길로도 갈수가 있다. 축구경기를 볼 때 골을 이루는 것은 바로 틈새를 이용해서 볼을 집어넣는 것이다. 나는 그 틈을 이용해서 50년째 120개국의 병따개를 수집해서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최초로 전시회를 열었으며, 이 병따개들을 곧 기네스북에 등재를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3시 팔달구 남문로데오아트홀에서 예술공동체 ‘술래’가 주최하고 수원시가 후원하는 토요수원인문여행에 강사로 참석, 강의를 한 김훈동 작가가 ‘손안에 잡히는 예술품’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면서 첫 머리에 꺼낸 말이다.


그는 또 “나에게 수집은 삶의 약이다. 뇌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 발품을 팔아 근력이 증진되고 잡념도 없어진다. 여가를 생산적으로 활용해 삶의 활력을 강화해주는 종합비타민과도 같다. 누가 세상에서 자산가치도 없고 도둑도 집어가지 않는 병따개를 수집하겠나? 그 발상부터 내가 최초라는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남은 쓸모없는 일인지 몰라도 내 삶 속에 자투리 시간을 메워준 값진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훈동 작가는 50여 년 간 세계 각국을 돌며 5000여 점의 병따개를 수집했다고 한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병따개,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병따개, 샌프란시스코의 기타 치는 병따개를 비롯해 동물, 인형, 배, 종 등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김 회장이 병따개를 수집하게 된 계기는 ‘오기’였다. 맥주공장 준공식에 초청받아 홍보관을 둘러보다가 “진열품목에 왜 병따개가 없냐”고 관계자에게 물었는데, 그가 “너나 챙겨보라”는 듯 한 눈빛을 보이자 그는 “그래, 내가 수집할거다”라는 오기가 단초가 돼 외국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마다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이 모은 병따개가 그의 수고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바쁜 해외여행 중에도 틈을 내 기념품점을 찾아가 병따개를 구해 준 지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고은 시인은 마케도니아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아일랜드에서,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김춘호 총장은 페루에서, 수원예총 전애리 회장은 오스트리아에서,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낸 신현태 전 국회의원은 핀란드 등 세계 각지에서 희귀한 병따개를 구해준 분들이 많다. 모두가 나에 대한 사랑이며 관심의 표명이다. 매스컴을 통해 나의 병따개 수집이 알려지면서 간혹 해외에서도 외국인들이 보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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