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칼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지방정부 원년을 선포한 이후 수원화성문화제는 시민이 주도하는 형태로 체제를 바꿨다. 시민을 앞세우는 염태영 시장의 시정철학이 바탕을 이룬 새로운 변화다. 제55회 수원화성문화제는 시민이 기획하고 참여하는 시민주도형 축제다. 축제 시작단계부터 6개 분과 16개 소위원회를 중심으로 위원 355명이 행사전반에 걸쳐 토론하고 의견을 개진하면서 꼼꼼히 프로그램을 완성시켜가고 있다. 시민중심 축제를 위한 전문가들을 초빙해 사례중심으로 발전방안 토론회도 가졌다. 1박2일간 추진위원회 워크숍을 통해 소통하고 공감했다.


일찍이 시민이 주도하는 축제로 뿌리 내린 일본의 대표적인 마쯔리(축제)가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가도 살펴봤다. 문화제추진위원회 주최로 기부와 참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4개 구청 순회설명회도 마쳤다. 위원 모두가 9월말까지 기부금 모집 및 참여 캠페인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달 팔달구를 시작으로 지난주에는 영통구, 권선구, 장안구청에서 기업, 사회단체, 시민들이 모아 준 기부금 전달식을 갖고 문화제추진위원회 임원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프로그램이나 운영면에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의 아이디어나 제안을 받아들여 문화제가 명실상부한 시민의 생각과 뜻이 빚어내는 축제가 되게 만들어가야 한다.  


문화제의 백미(白眉)는 정조대왕능행차 공동재현이다. 서울시, 수원시, 화성시가 여민동락(與民同樂)의 길이라는 주제로 서울 창덕궁을 거쳐 한강 배다리, 수원화성행궁을 지나 화성 융릉까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바탕을 두고 애민(愛民)의 길을 재현한다. 223년 전에 정조대왕이 이동했던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복원하는 완벽한 재현행차다. 원형대로 복원하는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정조대왕이 행차를 통해 보여줬던 부모님에 대한 효성, 노인 봉양, 각종 백성들의 민원 해결, 국방력의 강화와 같은 의의를 되새기고 현대 사회에 응용하는 계기로 삼기 위한 재현이다. 국왕의 행차는 백성과 함께 하는 일종의 축제였다. 국왕의 행차를 ‘행행(行幸)’이라고 했던 것도 백성들에게 실제로 행운을 가져다주는 행차였기 때문이다. 능행차에 시민참여 프로그램인 조선백성환희마당과 시민행렬단이 행렬을 이어가는 이유다. 능행차 행렬을 보다 더 흥겹게 맞이하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다.


문화제의 향유자(享有者)는 시민이다. 시민이 흥이 나고 시민의 어깨가 들썩거려야 한다. 시민이 구경꾼에 머무르면 안된다. 무대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래서 시민이 축제기간 내내 신명나야 한다. 그래서 해마다 문화제를 하는 것이다. 주체가 돼야 마땅하다. 이제껏 관주도, 공직자가 기획하고 이끌었다. 지방정부의 법률인 조례에 의거 수원화성문화제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모두가 봉사자들이다. 앞장서서 기부하고 홍보한다. 수원을 사랑하고 시민을 보듬기 위해서다.


 염태영 시장은 민선 7기는 “시민이 도시의 주인이 되는 ‘사람 중심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제55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시민주도로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전국 어느 도시가 이처럼 시민이 나서서 개최하는 문화제가 있나? 수원 시민의 자랑이요 문화적 자긍심을 갖게 하는 문화제가 아닌가. 정부가 유망축제로 인정한 시민의 축제다.


10월 4일 화령전 고유별다례, 여민각 경축타종, 낙성연 등 전야제를 시작으로 5일부터 7일까지 문화제가 진행된다. 개막연 ‘화락’ 혜경궁홍씨 진찬연, 무예브랜드 공연 ‘야조(夜操)’ 폐막공연 등 대표프로그램, 상설프로그램, 야간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대형 왕실 거리축제인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6일 창덕궁을 출발, 7일 수원구간에 이어 화성으로 이어지는 총 59.2km 행차에 출연 규모 4,230명, 말 720필, 취타대 16팀이 참여한다. 대한민국 최대의 거리 퍼레이드이자 역사의 문을 여는 완결판 왕실 재현 퍼레이드다. 전통을 이어 미래를 여는 문화 진흥의 선언이다. 수원시민이 위대함을 보여줄 수원화성문화제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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