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도 잠든 고요한 새벽아궁이 불 지펴 따끈한 아침상어린 자식 두 눈엔 졸음이 번지네덜커덩 경운기 밭과 논 누비고하루해 짧게만 느껴지는 일상땅거미 바라보며 집을 향했지콧물 눈물 범벅된 아이들차례대로 목욕시켜 잠자리에 눕히니둥근 달은 문 앞을 서성이고내일 일할 욕심에 반찬 만들고밀린 빨래 정리하고 하늘 보니깊은 밤 저 달은 반쯤이나 기울어졌네현실에 충실하며 살아온 시간돌아보니 그때가 행복한 날생각하니 소중한 추억이었네자연 속 풍경 같은 시절이었네약력수원문인협회 회원 『시민문학』수필등단 『한국문학예술』시조 등단 수상 : 『새농민』수필공모
기고
권점늠 시인
2023.05.19 10:21
-
어록은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후대 사람들에게 남긴 말이다. 수원출신 기업가 SK그룹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어록집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를 펴냈다. 평생 기업가의 삶을 통하여 실천한 공감의 한마디는 큰울림을 준다. 패기와 도전 정신으로 일관한 두 형제는 모두 평동에서 출생했다. 유⦁소년 시절부터 우애 깊은 형제로 성장했다. 최종건 회장은 SK그룹의 초석을 놓은 불세출의 기업가다. 최종건 회장이 잿더미 속에서 살려낸 수원 평동의 선경직물이 뿌리다. “전쟁 직후 잿더미가 된 선경을 일으켜
칼럼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2023.05.18 09:38
-
◆look atwatch와 의미가 상당히 비슷한데, watch에 비해 look at은 관찰의 의미가 강해요. 또 검토의 느낌도 있어요. 여러분이 헤어스타일을 바꿨는데 친구들이 몰라볼 때 “나 좀 봐봐!”라고 말하죠. 그때 Look at me!라고 해요. 나를 보고 잘 관찰한 다음에 나에게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달라는 뜻이에요. 예시Why is everyone looking at Tom?왜 모두가 톰을 (관찰하듯이) 쳐다보고 있어?We will look at the contract proposal soon.우리는 곧 그 계약 제안서
기고
한일 EBS 영어 수석 연구원
2023.05.16 09:38
-
왕자는 데네브와 이대로 안드로메다로 돌아가도 행복하지만 그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협상 내용대로 하면 지금 당장은 이 해적별이 안전해 보일지 모르지만 우주 전쟁이 끝나면 날마다 우주의 도망자가 되어 고달프게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었다.“그건 무리한 요구일 것 같은 데요.”“어느 군단입니까?”“3군단이요.”눈빛보석의 표정에서 잠시 구름처럼 그림자가 스쳐갔다. 3군단이 아니기를 바랐던 것이다. 다른 군단과 달리 3군단장은 아버지 친구라서 자신을 희생시켜가며 이 일을 조용히 해결하려 할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미자르 장군은
기고
이중삼 작가
2023.05.01 09:24
-
도시는 사람이 거주하는 형태이자 그 지역의 사회·문화·경제를 아우르는 장소이다. 촌락과 함께 인간의 거주지로서 기원전 7세기부터 기본적인 형태가 갖춰진 도시가 등장했으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명의 가장 중요한 상징이자 필수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그리고 점차 시대가 흐르면서 도시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우리나라도 해방 이후 촌락이었던 곳들이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눈부신 경제발전을 통해 도시로 변모하는 곳들이 늘어났다.수원 또한 군에서 시로 승격된 지도 어느덧 74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여러 차례에
칼럼
김인종 편집인
2023.04.28 16:23
-
마흔 해를 훌쩍 넘긴장롱안 이불 속에는목화밭 한뙈기가 들어있고산비탈을 오르내리시던어머니의 가쁜 숨소리와새참 바구니를 넘보던고라니의 맑은 눈망울과산새들의 수다 와분첩을 열고 뽀얗게 단장한찔레꽃 무더기의 향기와꽃가루 범벅이 된벌들의 윙윙거림이 들어있다모난 데를 둥글게깎아가며 살아라타이르시며 만들어 주신초록깃이 달린 진분홍 본견이불햇볕에 버무려 뽀송히 말리면지난날이 성큼성큼 걸어 나온다약력1959년 전남 화순 출생한국 생태 문학회이사한국문인협회 회원수원 문인협회 회원2017 전국예술대회 대상 수상시평 詩評마음 고운 김연화 시인이 오늘은
기고
김연화 시인
2023.04.26 16:48
-
누가 사월을 잔인하다 했는지?4월만 되면 “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의 황무지 첫 구절이 떠오른다.제주도 4.3사건이나 4.19혁명 그리고 9년 전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는더욱더 사월만 되면 그 말이 떠오르는 것 같다.그런 사월이 올해는 적어도 내게 행복한 사월이 되었다.이유인즉 일 년 전 TV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박창근”이란 가수를 보게 되었고, 노래를 좋아하면서 그 가수를 마음에 품고 동생처럼 친구처럼 ‘덕질’을 하게 되면서 내 삶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그렇게 오매불망 좋아하는 가수를 지난 주말 4월15일 토요일
기고
목경화 수필가
2023.04.26 16:45
-
몇 번의 봄비가 내리더니 마냥 좋아하던 벚꽃잎도 스르르 녹아서 언제 그렇게 화려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사라져 버렸다.여기저기 뾰족뾰족 고개를 내민 새싹들은 앙징스런 모습에서 연둣빛 볼웃음을 띠고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이 산 저 산 철쭉과 진달래는 고운 단장을 하고 연지곤지 찍듯 산과 들을 새악시 볼처럼 발그레하게 물들이고, 그 사이 햇두릅, 방풍나물, 달래, 냉이 씀바귀들이 쑥쑥 자라 입맛을 돋우고 있다.밥상 위에 올려진 햇나물들이 조물조물 무쳐져 식탁 위에 함초롬히 놓여 있으면 저절로 힘이 나고 밥맛이 살아난다. 환희
기고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4.26 16:43
-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立夏)가 얼마 안 남았다. 24절기의 하나인 입하는 곡우와 소만 사이에 있는 일곱 번째 절기로써 봄이 농익어 가는 탓에 산과 들, 눈이 가는 곳마다 온통 초록빛으로 가득하다. 싱싱한 계절 못지않게 곡우 무렵에 뿌린 각 종 씨앗은 무럭무럭 잘 자라서 논과 밭에는 벌써부터 풍성한 결실을 예약해 놓은 기분이다.수구초심이라 했던가. 나이를 먹을수록 고향이 그립고 옛날 뒷동산에 올라 함께 놀던 고향동무들이 보고 싶다. 이러한 노스탤지어는 마음속 감성을 끌어내어 시골집엘 자주가게 되고 주말을 맞아 찾아가는 고향의 정
칼럼
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2023.04.26 09:14
-
능선은 줄기마다 밝은 붓질을 하며 달려가다그 끝에 푸른색 물감을 뚝 떨어뜨린다그러면 산은솜털이 뽀얗게 번져 있는갓난아기의 귓등처럼 밝아진다푸른색으로 흘러내리는 계곡마른 가지마다 새순들은눈부신 연두색의 등(燈)으로 그려지고물살은 소란스럽게도얼굴을 파묻고 있던 돌들에게봄칠을 해댄다산 아래 능선의 끝자락엔 진달래며 산벚꽃이 벌써봄 준비를 마쳤고산어깨에 걸린 햇살은물감을 풀은 듯 붉게 번지고 있다.1957년 강원도 강릉 출생, 1996년 신춘문예 등단, 시집 『아침시집』 『나를 오른다』 『크레바스』 『설산 아래에 서서』 등, 한
기고
최영규 시인
2023.04.26 09:12
-
나라빚, 기업빚, 가계빚 등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이다. 수원특례시의 재정 건전성을 되찾는 것은 세수 확대와 지출구조조정을 얼마나 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시민에게 빚을 지게 해서는 안 된다. 나라빚 1000조 원의 시대다. 5년 만에 약 400조원이 늘었다.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세계화와 중국 경제개방으로 지난 20여 년간 누렸던 특별한 혜택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다. 하반기 우리 경제가 지금보다 더 험로에 놓일 가능성을 인식하고 비상한 계획을 마련해야 할 듯하다. 수원시의 발등에도 불이 붙었다. 지역경제를 살
칼럼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2023.04.26 09:06
-
◆see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저절로 보이는 거예요. 공포영화를 보다가 너무 무서우면 눈을 가리잖아요. 도저히 두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눈을 가리는 거죠. 이렇게 눈의 생물학적인 기능상 뜨고 있으면 어쩔 수 없이 보일 때 see라고 합니다. see는 정상적으로 뜨고만 있으면 당연히 보이는 거예요.예시Do you see where you made a mistake?네가 어디에서 실수를 했는지 (눈에) 보이니?I cannot see anything since it is so dark.너무 어두워서 (눈을 뜨고 있어도) 아무것도 안 보
기고
한일 EBS 영어 수석 연구원
2023.04.25 09:39
-
한 개는 찾았는데 또 한 개는 찾지 못하고 있을 때 징그럽지만 은교가 주워서 알박이의 손에 쥐어 주었다.“복 받으실 겁니다. 예쁜 아가씨.” 알박이는 받은 눈알을 자신의 입 안에 넣고 혀로 굴려 싹싹 닦아 빈 눈 속에 집어넣었다.“너 때문에 지체되었잖아. 빨리 가!” 키드라는 알박이의 엉덩이를 차 앞장세우고 은교와 함께 눈빛보석이 있는 별로 이동했다. 은교에게 깜짝 놀랄만한 기쁨을 주기 위해 키드라는 손님이 누구인지를 계속 알려주지 않았다.“찌라시, 앞으로 나한테 부제독이라고 불러.”“너부터 찌라시라고 부르지 마.
기고
이중삼 작가
2023.04.17 09:16
-
수원은 근·현대 대한민국 경기 남부의 중심지로서 자리매김해왔다. 명실상부 최고의 대기업인 삼성과 SK가 있었고 ‘재정자립도’와 자주적으로 재량권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인 ‘재정자주도’ 또한 상위권에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경기도청과 같은 유력 공공기관들 또한 수원을 연고로 자리 잡으면서 수원은 언제나 경기도의 굳건한 수부도시로서 역할을 다할 것으로 믿었다.그러나 현재 수원은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천시와 화성시가 각각 14.8%, 9.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동안 수원시는 –10.8%의 마이너스 성
칼럼
김인종 편집인
2023.04.17 09:13
-
저 바닷물에 손 담그면잉크빛깔 물들여 질까미역 톳 세모가사리가 몸을 헹구고전복이 다시마를 답삭이는포구는 잠잠하다물길도 멀리 가슴 띄운 섬낮은 지붕을 감싼 돌담마다대를 이은 옛 얘기 소곤대는데물질 나간 빈집에는검은 염소 울음 소리겨울바람도유채 잎 파랗게 엎드려 꽃대를 기다리고구들장 다락논 벼 그루터기는눈물 찰랑 그때 그 물방개를 기다린다어디선가맺으며 풀어 대는 복 장단 앞세워애절한 판소리 고갯길 넘어오면바닷물도 울컥울컥 추임새다자갈밭 한구석에 초분이 누워 있다1992년 『문학예술』로, 1995년 『문예사조』로 나옴한국문인협회·수원문인
기고
정홍도 시인
2023.04.12 16:29
-
살아오면서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바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요.”라는 말이다. “아∼그러세요.”라고 대답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본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문득 다른 사람들 눈에 많이 본것처럼 느껴지는 내 앞모습은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 본다.긍정적으로 보면, 평범하고 크게 거부감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어려서부터 본래 말이 없는 편이라 친밀감을 주지는 못할지라도 상대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모습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일이다. 그런데 이를 거꾸로 보면, 평범하다는 것은 개성이
칼럼
정종민 수필가
2023.04.12 16:26
-
마음이 공연히 뒤숭숭하다. 이 걸 할까 저 걸 할까 생각하기도 벅찬 느낌이 온몸을 엄습한다. 몸도 마음도 무거워 심호흡을 해도 안정이 안 된다. 괜스레 사무실을 방문한 사람들과 실없는 농담을 하다가 무언가 제대로 할 시간을 놓쳐 버렸다. 잘 잡히지 않는 해야할 일들, 그런 시간 속에서 얼마나 나는 어디로 흘러왔던가.한 주 일정을 보니 할 일이 겹겹이 쌓여 있다. 셋째 날 넷째 날 감사 준비, 여섯 번째 날 정관개정위원회, 일곱째 날 여덟째 날 00공원 바자회 등등. 그 다음 주로 넘어가니 산소가기, 셋 모임 그리고 또 감사. 일이라
기고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4.12 16:23
-
수원특례시의 최고의 문화⦁예술 축제는 ‘수원화성문화제와 정조대왕능행차 공동재현’이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정조의 개혁이념을 기리는 축제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사진전이 지난 3월30일부터 오는 6월 말까지 수원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흑백사진에서 컬러사진으로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면서 생동감 있는 축제 현장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수원화성문화제는 1964년10월15일 경기도청이 서울에서 수원으로 옮겨온 날을 수원시민의 날로 제정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축제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수원화홍문화제
칼럼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2023.04.12 09:07
-
◆hurdle달리면서 앞에 있는 장애물들을 뛰어넘는 육상운동을 ‘허들(hurdle)’이라고 하죠. hurdle도 ‘역경, 장애, 곤경’이라는 뜻인데, 허들경기처럼 건너뛰어서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에요. 여러분 앞에 어떤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를 뚫고 가거나 옆으로 지나감으로써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상 건너뛰어야 할 것 같을 때 hurdle을 쓰면 돼요. 예시My new business faced an unexpected hurdle.내 새 사업은 뜻하지 않게 (뛰어넘어야 하는) 어려움에 부딪쳤다.We have to leap t
기고
한일 EBS 영어 수석 연구원
2023.04.11 14:55
-
“하모니카를 수석 부두목으로 임명한다. 하모니카 앞으로 나와.”“옥수수 이빨, 이 새끼 빨리 안 나와!” 하모니카가 보이지 않자 하델은 화를 내며 소리 질렀다.“엉엉.”“어떤 새끼가 우는 거야?” 하델은 광선총을 빼어 들고 소리 나는 쪽으로 달려갔다.“확 쏴 죽인다. 나 우는 소리 겁나게 싫어하는 거 알지?”“하모니카님이 우리를 살리고 대신 전사했어요.” 우는 부하 멱살을 거머쥐고 머리에 총을 겨누자 그렇게 대답했다.“훌쩍훌쩍.” 여기저기 우는 소리가 더 나기 시작하더니 수천 군데가 되었다.“이 새끼들아, 뚝 안
기고
이중삼 작가
2023.04.03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