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정조대왕이 만든 수원화성은 대표적인 수원의 정체성이자 대한민국에 손꼽히는 효(孝)의 상징물이다. 수원에서는 이런 효 문화를 기리기 위해 1964년, 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전한 경기도청 신축공사 착공일인 10월 15일을 ‘시민의 날’로 제정하면서 수원화성문화제의 전신인 화홍문화제를 개최했다. 이어 2000년, 37회를 맞아 수원화성문화제로 개칭하여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수원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다.올해 60주년을 맞이한 수원화성문화제는 볼거리가 다채롭고 풍성한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10월 7일부터 9일까지 개최되는 행사로서
칼럼
김인종 편집인
2023.08.14 07:49
-
아무리 좋은 시책도 시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수원특례시는 이재준 시장 취임 이후 내놓는 시책마다 시민들로부터 주목을 받는다. 시민들이 답답하면 찾아가는 민원실이 ‘민원실(民怨室)’이 아닌 민원(民願)을 풀어주는 ‘새빛민원실’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름만 새로운 게 아니다. 이제껏 관행적으로 하던 민원처리방식이 아니다. 우선 창구에 앉은 민원담당자가 수원시 최고 베테랑 공무원이다. 업무는 물론 친절이 몸에 밴 20년 이상 공직자다.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know how)를 지녀 이 핑계 저 핑계로 업
칼럼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2023.08.11 08:51
-
아직도 내게 꿈이 있다이 땅의 소녀들은 피어나는 무지개이고이 땅의 여성들은새로운 삶의 모국어다불꽃같이 활활 타오르는꿈의 여정꽃과 나무들이 기지개를 펴며 모두 제 모양을 뽐내며자유롭게 자유롭게 허공을 날아다닌다이 땅의 사람들은 찡그리지도 말고싸우지도 말고조곤조곤 품위있게 대화 나눌 수 있는 지성의 사람들로 가득찬 세상올곧은 민족의 희망아직도 나는 그런 꿈을 잊지 않고 있다약력시인.화가수원문인협회 고문(서양화개인전26회)한양대학교 예술철학박사과정수료경기대및대학원 외래교수수원문인협회장역임시집 "불꽃혼나혜석"외 3권 수원문학대상 나혜석문학
기고
이순옥 시인
2023.08.10 17:43
-
일기예보에 장맛비라고 하며 한반도 중심을 관통하는 일기도를 보내고 있다. 이어서 후두둑 후두둑 빗줄기가 창문을 휘갈기며 장마의 시작을 알린다.어릴 적 장마에 대한 기억은 그저 뿌연 흙탕물이 찰랑찰랑 내가 살던 무심천 뚝방을 가득 채우며 느린 유속으로 흐르던 시간속으로 들어간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는 맑은 시냇물과 시냇가에 펼쳐진 금모래 은모래가 유난히 선명했던 기억이 함께 들어 있다. 마치 깨끗한 화폭에 유려하게 담겨진 그림 한 장 보듯한 추억의 시냇물일 뿐이었다. 맑은 물 속에 송사리떼랑 쉬리떼가 요리조리 살랑거리며 헤엄치는 것
기고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8.10 17:38
-
얼마 전 초등학교 선생님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일로 교권과 공교육의 붕괴라며 우려하고 있다.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학교폭력과 악성 민원으로 학교가 몸살을 앓고 있다.교권 추락과 학생 지도의 어려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나 학부모 민원 처리의 어려움으로 5년 미만 교사가 최근 600명 정도 학교를 떠났다.또 최근 5년간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도 600명이 넘는다는 기사를 보면, 정말 공교육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가정교육도 부재하고, 사회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현실 속에서 학교에서
기고
강심원 작가
2023.08.10 17:37
-
◆pass away우리도 ‘죽었다’ 대신 ‘돌아가셨다’는 말을 많이 쓰는 것처럼, 영어에도 die 대신 완곡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게 바로 pass away예요. 내 곁을 지나서(pass) 멀리(away) 여행을 간 거라고 표현하는 거죠.‘할아버지가 죽었다.’보다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운명하셨다.’가 더 존대하는 말이고 완곡한 표현인 것처럼, My grandfather died.보다 My grandfather passed away.가 더 존대하는 말이고 완곡한 표현이에요. pass away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쓸
기고
한일 EBS 영어 수석 연구원
2023.08.07 14:37
-
영업을 끝낸 의자들이탁자 위에 올라가 있다두 손 들고 벌서는 학생들 같다오늘도 성적이 부진했나보다주방 구석에 쭈그리고 있던어린 대걸레가열심히바닥을 닦는다문밖에문 닫는 하루가즐비하다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서랍 속의 사막', '하늘로 가는 혀','홀연, 선잠', ‘사과의 잠’ 등이 있으며 경희문학상을 수상했다.시평(詩評)김정수 시인의 시집 『사과의 잠』에서 이 시를 접하는 순간, 지난 3년간 우리를 괴롭혀 왔던 코로나라는 감염병이 머릿속에서 생생하다. 물론 아직도 공식적으로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인들끼리는 서로 얼
기고
김정수 시인
2023.08.07 08:48
-
플라스틱 뚜껑에 내장 드러낸 간재미가 누웠다바다는 뒤돌아보지 않고 이미 수평선으로 떠났다눈물은행복을 기억하고 있어야 흘릴 수 있는 거야세상으로 나온 속내들이 낮은 무덤 하나 이루었다목쉰 선장 부인이 목청을 높인다맛있어요 국물이 시원해요목숨은물려주고 물려받은 자리에 움이 돋는 거지사라지는 게 아니야 이어달리기야갓 태어난 새끼들에게 내장 한 개씩 토해 먹이고마지막 몸을 내어주는 두미콜라 거미새끼들이 오글거리는 집목숨은 그렇게 피어나는구나노랑바래기버섯처럼불빛처럼때때로어판장을 흐느적거리다가 돌아 나오는 횟집 골목수족관 활어 꼬리가 내 지느
기고
최종월 시인
2023.08.07 08:46
-
쉴 새 없이 퍼붓던 빗줄기가 멈추고 이제는 더위가 맹렬한 기세로 우리를 엄습할 것 같다. 지난 7월은 길고 긴 장마와 홍수, 고온 다습한 이상기온으로 많은 고충을 겪어야만 했다. 이것이 인간이 감내해야 하는 자연과의 섭리이지만 우리는 자연 앞에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로 인하여 심적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은 갈피를 못 잡고 오로지 정부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비단 이것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이후 우리 경제는 추락할 대로 추락하여 골목상권의 붕괴라는 초유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치권은 아직도 당파 싸움중
칼럼
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2023.08.07 08:42
-
은교와 눈빛보석이 데네브와 기드로온이 되어 말하는 동안 우주 경비선은 북극문을 통해 지구으로 진입했다.“경도 127도를 유지하며 남쪽으로 이동해.”■ 무인도 이야기“조금 더 남쪽으로 비행해.” Nn11은 시리우스의 지시에 따라 수원성을 지나 남해안까지 우주 비행선을 이동시켰다.“아름다운 섬이야.” 은교가 우주 비행선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눈빛보석에게 말했다.“저 무인도에 착륙해 줘.” 사람이 살지 않는 파도와 바위와 나무와 풀꽃 그리고 갈매기들이 알을 품는 아름다운 섬이었다. 저 멀리 가물가물한 섬들이 뭍을 그리워
기고
이중삼 작가
2023.07.24 09:11
-
수원을 대표하는 문화단체를 나열하자면 수원문화재단, 수원문화원, 수원예총을 흔히들 꼽는다. 각각의 단체마다 하는 역할이나 정체성은 다르나 수원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고 더 발전·응용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들이라 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수원예총은 직접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연합해 만든 문화단체로서 확고한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수원예총은 1966년 제1대 김동휘 회장을 추대하면서 수원지부를 창설했고, 1969년 3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수원지부 인준을 받으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9개협회(문인, 국악, 사
칼럼
김인종 편집인
2023.07.24 09:06
-
“그 사람의 증거는 그 사람의 발걸음을 보면 안다.”고 했다. 문인(文人)들의 모임인 수원문협에서 ‘참글’을 필자와 함께 일깨워가던 김운기 시인이 세 권으로 엮은 묵직한 분량의 ‘아들에게 쓴 퇴계의 편지’를 보냈다. 책을 받고 놀랐다. 먼저 ‘퇴계(退溪)’라는 글자에서다. 한문으로 된 이황의 글을 국역(國譯)했다는데 또 한 번 놀랐다. 건축가로서 나와 같은 시인으로 활동하는 문우(文友)로만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일찍이 ‘퇴계 가서(家書)에 나타난 교학양상연구’로 한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자료로 퇴계가 아들에게 쓴 편지에 주목
칼럼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2023.07.20 14:27
-
어젯밤 바다는 왜 그렇게 울었는지저희끼리 뺨을 치며 큰 소리로 외쳤는데그래! 파도는 산을 깨우고 싶었을 게다밥솥 알람소리 설 잠깬 노모바다인 듯 숲인 듯 어지러히 도는 산천불꽃 연무 뒤엉킨 또 하나의 세상 앞에널뛰듯 어둠을 집어삼킨 불바다울어대던 파도의 예감이 적중했으리화마를 뒤엎는 침묵의 속울음어쩌다 까만 옷을 갈아입은 송이밭화기 품은 농막 이글이글 열을 품고쩌렁쩌렁 산맥 넘는 금강송 울음소리산 벚나무 갸웃갸웃 초록을 내미는데객지 나간 피붙이 모르게 다녀간 눈물노모 가슴팍 데인 상처 꾸덕꾸덕 아문다약력시인충남 청양 출생경기도 수원
기고
조병하 시인
2023.07.20 09:09
-
아내와 초등학생 손녀 셋이서 가까운 수원화성성곽길을 걷기로 했다. 화서문에 이르니 점심때이다. 성곽 옆 식당에서 돈가스를 먹고 나오니 도로변에 화서문 관광 안내소가 있다. '화성성곽길 스탬프 투어'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었다. 화성성곽길을 돌며 10개소에 설치된 스탬프를 찍어 확인받으면 기념품을 준다고 한다. 용지를 받고 화서문으로 오니 앞쪽에 스탬프함이 있다. 손녀는 재빨리 스탬프를 찍는다.화서문 누각으로 올라갔다. 예전엔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았던 장소이다. 마루로 되어있어 고향에서의 대청마루 같은 느낌이다. 화서문과
기고
이태호 수필가
2023.07.20 09:05
-
뽀얀 달빛이 늦은 저녁을 훑고 어둠 속에서 서기를 발하며 매혹적 미소를 흘리고 있다. 사위는 고요하고 늘어선 가로등 불빛만이 안개 속에서 부서지며 마치 사열하듯 달려온다. 그런 밤길, 차 안에서 밖을 보는 풍경은 아늑하다. 어쩌면 푸근하기까지 하다. 늦은 밤인데 왠 청승이냐고 물으면 전혀 상반된 답을 내 줄 수밖에. 아찔하면서도 짜릿한 밤을 즐기는 것은 외도와도 같은 쾌감이 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 목적지는 있지만 과정은 언제나 외로움의 극한, 그 시간을 뚫고 점점 더 가까이 귀소의 길에 선다.언제부턴가 시야에 들어오는 물체들
기고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7.20 08:59
-
◆gather일단 다 모아 보는 거예요. 모은 다음에 내가 필요한 것이나 원하는 것을 골라내고 나머지는 버리는 게 gather입니다. 먼 옛날에는 사람들이 수렵생활, 즉 ‘사냥과 채집’을 했어요. 그것을 영어로 hunting and gathering이라고 해요. 일단 먹을 수 있는 것을 모두 모아 놓고 그 중에 골랐기 때문에, ‘채집’을 gathering이라고 하는 거예요.길을 가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있을 때가 있죠. 특정 사람만 골라서 모인 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두런두런 모여 있는 거요. 그런 경우도 뉘앙스가
기고
한일 EBS 영어 수석 연구원
2023.07.19 09:25
-
딱따구리하루도 쉬지를않는 너어제도 딱딱오늘도 딱딱근데 친구는너의 입이 걱정이란다내 몸이 부서지더라도기어이 구멍을내겠다는 너집에 있는 새끼들도중요하지만친구야!난 너가걱정된단 말이지담양 출신「아동문학세상」 신인문학상 동시 당선동시집 「아기별 탄생」제9회 아름다운글문학상 수상(사)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이사한국문인협회 회원한국공무원문학협회 광주전남지부 부회장담양남초등학교, 담양중학교,광주석산고등학교,조선대학교 법학과,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행정학석사) 졸업
기고
강상구 아동문학가
2023.07.10 09:24
-
키드라는 해적 두목의 체면은 없고 울상이 되어 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부하들이 다 죽게 된 일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것이다. “하델이 부탁한 것도 못 들어 주게 생겼데이.”■ 24개의 달“가장 나쁜 선택을 하게 되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시리우스가 고민만 하고 있는 키드라 앞에 앉아서 시계를 바라보고 있다. 오르트가 서쪽 협곡의 저지를 뚫기만 하면 해왕성을 휩쓸고 천왕성을 초토화시키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토성과 목성까지 갉아먹으면 동쪽 협곡까지 오는데 사흘 낮밤도 걸리
기고
이중삼 작가
2023.07.10 09:20
-
수원을 대표하는 상징을 한가지 꼽으라고 한다면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일 것이다. 조선 제22대 국왕인 정조의 명으로 1794년 1월에 착공에 들어간 수원화성은 1796년 9월에 완공됐는데 자료에 의하면 둘레만 5,744m에 면적은 130ha 규모의 성이다. 수원화성을 건설한 정조는 정말 다사다난한 삶을 살았다. 11세의 나이에 할아버지였던 영조의 손에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갇혀 죽은 임오화변(壬午禍變)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해 평생에 걸친 트라우마로 남았다. 이와 함께 정치적으로는 정조 본인의 정책을 줄곧 반대해온 벽파가 있었
칼럼
김인종 편집인
2023.07.10 09:17
-
긴 겨울 기다림과 그리움하얗게 읽어 내리던 목련나무중력과 낯선 바람에 몸살 앓는다달빛아래 활짝활짝 피어나는백로들의 춤사위어둠 속 환히 빛나던 꽃이 지고 있다지면(地面) 위에 널려 있는 꽃 울음한쪽 귀 내어주고 말없이 듣는다찬바람이 나무를 훑고 지나간다후두둑 후두둑 꽃이 빗방울처럼 떨어진다나무는 어제처럼 꽃길 만들어 놓고환하게 웃고 서 있다비는 내리고 꽃은 떨어지고무슨 할 말 있는 듯하여 나는나무 아래 서 있다약력수원문학 신인상열린시학 한국동시조 신인작품상경기수필신인문학상수상시집 동시조집 한국문인협
기고
김애숙 시인
2023.07.06 15:44